▲ SK 나주환 ⓒ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SK 와이번스의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33)이 가치를 인정 받았다. 한때 추운 겨울을 보낸 적도 있었지만 올 겨울에는 누구도 그의 활약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SK는 18일 '내야수 나주환과 올 시즌 연봉 1억5000만 원에서 100% 인상한 3억 원에 2018년 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나주환은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2017년을 돌아보면 운이 좋았던 해였던 것 같다. 나름 열심히 준비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 하다"고 말했다.

나주환은 "마음 편하게 시즌을 보냈다. 그런게 성적을 내는 데 도움이 된 듯 하다. 내가 '잘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면 성적도 안좋고 스트레스를 받았는 데, 올해는 그러지 않아서 좋은 결과가 나온 듯 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나주환은 2003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 2007년 SK로 이적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주전 유격수로 팀 우승을 도왔다. 나주환은 SK 이적 후 4년 동안 3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올 시즌에는 베테랑으로서 흔들리던 내야진에서 중심을 잡았다. 주로 유격수로 활약한 나주환은 모두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 19홈런, 65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필요로 할 때 내야 전 포지션을 맡아 팀 승리와 전력 안정화에 이바지했다. 포수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유격수로 가장 많이 뛰었지만 2루수, 3루수, 1루수, 포수 등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였다. SK는 나주환의 이러한 다재다능한 능력과 헌신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물론 타석에서도 필요할 때마다 한방을 쳤다. 작전 수행 능력도 보여줬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만한 한 시즌이었다. 스스로도 책임감을 잊지 않았지만, 베테랑인 그가 팀 후배들과 함께 가기 위한 조언도 했다. 나주환은 "책임감이 필요하다. 경기에 나가든, 안나가든 준비를 잘해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준비가 잘 되면 성적이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주환은 어릴 적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내가 어릴때였다. 선배들이 팀이 잘 되고 있어도 '이번이 고비다'라고 해서 왜 그럴까 생각을 많이 했다. 나이가 들고 경기에 나가다보니 흐름이 보이더라. 상승세인 듯 한데 선수들의 움직임이 점점 안좋은 방향으로 가는게 보이더라. 그때 '아, 이래서 그때 선배들이 이번이 고비다. 힘들 것 같다'고 말한 게 와닿았다. 이제 내가 그런 임무를 맡을 나이가 됐다"고 강조했다.

베테랑의 존재는 어느 팀에나 필요하다.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정신적으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선배,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누군가의 성장에 조언해줄 수 있는 존재가 있어야 한다. 올해 나주환의 활약은 SK의 '가을 야구'에 큰 힘이 됐다.

2014년 시즌 타율 0.273 7홈런 51타점 10도루 등 준수한 성적을 거둔 시즌을 보내고도 2015년1월 SK와 1+1년에 총액 5억5000만 원이라는 기대에 미치는 못하는 FA 계약을 맺었던 나주환이 올 시즌 활약의 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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