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올림픽 국기 광장에 있는 오륜기와 태극기 ⓒ GettyIimages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세 번의 도전 끝에 개최권을 따낸 평창 동계 올림픽이 개막을 하루 남겨 놓고 있다. 각 종목이 열릴 경기장은 모두 완공됐고 입장권 판매율도 75%를 넘었다. 세계 각국의 귀빈들이 평창 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 참가를 수락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까지 보낸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이 여러모로 의미 있고 역사적인 대회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강릉 현장을 돌아본 결과 아쉬운 점이 많았다. 30년 전 열린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은 역대 대회 가운데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평가받았다. 참여한 모든 이들의 땀과 눈물이 이루어낸 업적이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현재 개인의 희생으로 모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자원봉사자 및 셔틀버스 운전자들의 열악한 대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노로바이러스 문제까지 터졌고 북한에 대한 지나친 예우와 급조된 단일팀 등 문제가 국민들의 눈총을 받았다.

이런 점 때문에 평창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치러지는 이번 올림픽은 분명 남다르다. 문제는 기본적인 것이 지켜지지 않고 체계 없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평창 올림픽은 스폰서를 구하는 과정부터 난항을 겪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은 평창 올림픽까지 영향을 미쳤다. 최순실 일가는 자신들의 이권 사업에 방해가 된 조양호 전 평창조직위원장이 물러나도록 압박했다. 또한 자신들이 설립한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내도록 대기업을 압박했다.

이런 사실이 발각된 뒤 평창 올림픽 준비는 새롭게 출발했다. 또 뒤늦게 스폰서가 결정되면서 숨통도 트였다. 그러나 모든 일이 급하게 일사천리로 진행된 만큼 허술한 점이 많았다.

자원봉사자에 대한 열악한 대우는 대회를 앞두고 터져 나왔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열악한 근무여건을 이유로 모의 개회식에 참가를 거부했다. 조직위원회는 설득에 나섰고 결국 다시 참가했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오대산청소년수련관(평창 소재)에서 생활한 평창동계올림픽 안전요원 중 41명이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 조직위원회와 식약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올림픽 운영인력들이 사용하는 숙소를 점검했다.

원활한 교통을 위해 조직위원회는 많은 셔틀버스를 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몇몇 장소에서는 셔틀버스가 제때에 도착하지 않았다. 쌀쌀한 평창과 강릉 날씨에 버스를 기다리던 외국인 및 국내 임원들을 벌벌 떨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데 지쳐 택시를 부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 평창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올림픽 플라자 ⓒ GettyIimages

평창과 강릉을 찾은 외국 취재진은 무섭도록 추운 날씨와 불편한 교통 수단으로 고생했다. 특히 정류장 안내 방송을 영어로 해주지 않는 점에 이들은 난감해했다. 실제로 기자가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한 외국 취재진은 "이곳이 내리는 곳이 맞는가, 왜 영어 안내 방송이 없나"라고 기자에게 질문했다.

대부분 셔틀버스는 강릉 미디어촌에서 환승해야 한다. 만약 환승 버스를 놓칠 경우 추위 속에서 버스를 다시 한참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올림픽을 앞두고 나타난 진행 과정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몇몇 문제는 개선됐지만 평창 올림픽에 대한 '첫인상'은 좋지 않다.

중요한 점은 올림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다. 선수들의 뜨거운 경기에 많은 이들의 시선은 달라질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해 줄 경기 운영 능력까지 나아져야 평창 올림픽에 대한 시선을 바꿀 수 있다.

9일 저녁 펼쳐지는 개막식은 예상대로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추위 속에서 진행된다. 그동안 추위와 싸움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조직위원회의 과정은 이때 평가받는다. 대회가 열리면 각 경기장과 메인프레스센터(MPC) 베뉴 등은 한층 분주해진다.

평창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질지에 대한 과정은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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