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쪽부터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최민정(한국) 킴 부탱(캐나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최민정(성남시청)의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메달 도전은 실격으로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1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 최민정은 금메달을 딴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다음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비디오 리플레이 결과 레이스 도중 킴 부탱(캐나다)을 팔로 막은 장면이 원인이 돼 실격됐다. 

최민정은 울었고 어떤 국민들은 분노했다. 비난을 버티지 못한 부탱은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4년 전 소치 대회에서 박승희가 넘어진 뒤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에게 비난이 폭주했던 일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판정 기준이 애매해진 경향은 있지만 실격 요소는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부탱을 비난할 이유가 없고, 이제 최민정이 남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먼저라는 의미다. 

전이경 SBS 해설위원 겸 싱가포르 쇼트트랙 코치는 "방송을 보신 분들은 (최)민정이가 밀리는 장면을 주로 보신 것 같다. 그런데 저도 그렇고 다른 관계자들은 실격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걸 공감하고 있다. 최민정이 500m에 집중해서 훈련했기 때문에 많이 아쉽다. 그래도 1,000m나 1,500m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 잘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설위원과 코치, 두 가지 시선에서 최근 쇼트트랙 판정을 경험한 만큼 현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전이경 해설위원은 "룰이 바뀐 지는 꽤 됐다. 예전에는 뒤에서 추월하는 사람에게 과실을 묻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은 코너를 돌 때 누가 먼저 들어왔느냐를 많이 본다. 사실 룰이 바뀐 뒤로는 어디가 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면이 있다. 각국 코치들도 서로 어디가 문제인지 어리둥절해 하기도 하고, 서로 의견을 내면 다른 말이 나올 때가 많다. 예전에는 누구의 반칙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비디오 리플레이가 점점 길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 할까. 전이경 해설위원은 소극적인 경기 운영은 답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판정 논란을 피하려면 완벽한 추월을 해야 하는데(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 하는 사람 쪽에서 생각해 보면 이정도로 중요한,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이라면 중요한 타이밍에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결정적일 때 두려워하면 안된다. 접촉을 피하려다 결과도 놓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칙을 하라는 게 아니라, 신체 접촉은 쇼트트랙 선수들의 숙명인 만큼 과감성을 잊지 말라는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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