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재원(왼쪽)과 허경민 ⓒ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2루수 오재원(33)과 3루수 허경민(28)은 '타격' 하나만 바라보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그만큼 지난해 두 선수는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오재원과 허경민은 타선에서 연결고리 임무를 톡톡히 한 선수들이었다. 하위 타선에서 타율 0.280 정도를 유지하면서 공격 흐름을 이어 갈 수 있게 도왔다. 하위 타선에서 0.280만 쳐줘도 상대 투수는 1번부터 9번까지 쉬어 갈 곳이 없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지난해는 뚝 떨어진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오재원은 127경기 타율 0.237 OPS 0.685 40타점, 허경민은 130경기 타율 0.257 OPS 0.674 40타점에 그쳤다. 수비 안정감이 뛰어나도 타선 흐름이 끊어지는 걸 계속해서 지켜볼 순 없었다. 오재원은 최주환에게 주전 2루수 자리를 내줬고, 허경민도 타격이 크게 흔들릴 때는 최주환, 류지혁에게 맡기고 벤치를 지켜야 했다. 

비 시즌 동안 칼을 갈았다. 오재원은 지난해 11월 미국 단기 유학을 떠났다. 저스틴 터너(LA 다저스)의 개인 코치로 알려진 덕 래타 코치를 직접 만나 배우기 위해서였다. 오재원은 시즌 도중에도 래타 코치에게 타격 영상을 보내 조언을 들었다. 직접 지도를 받으면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즌을 마치자마자 미국행 티켓을 끊었다. 오재원은 "왜 못했는지 알게 된 시간이었다"며 만족했다. 

스프링캠프 동안에는 래타 코치에게 배운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 반복하는 훈련을 했다. 공이 안 맞을 때마다 타격 폼을 바꾸려고 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스프링캠프 때는 한 가지 폼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오재원은 캠프를 마친 뒤 타격감을 묻자 "이미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왔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지난해 워낙 못했으니까 올해 잘하려고 변화를 준 거다. 적응하기 위해 많은 연습을 하고 있다. 시범경기 때는 타석에서 공도 많이 보고 폼에 적응해서 불안하지 않게 준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경민은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타격 집중 훈련을 했다. 당시 타격 인스트럭터로 함께한 고토 고지 타격 코치는 큰 힘이 됐다. 고토 코치는 허경민이 타석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지우는 것부터 시작했다. 대화를 나누면서 타석에서 느낀 어려운 점들을 하나씩 풀어가려고 했다. 

고토 코치는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허경민을 전력을 다해 도왔을 뿐이다. 타격 방법과 타석에서 마음가짐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면서 좋은 방향으로 바꿔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노력하는 허경민을 유심히 지켜봤다. 김 감독은 캠프 동안 가장 성장한 선수로 허경민을 꼽으면서 "타격감이 굉장히 좋아졌다. 리듬도 좋다"고 칭찬했다. 허경민은 지난 4일 미야자키에서 치른 청백전에서 6타수 4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기분 좋게 귀국했다. 

약 5개월 동안 타격 하나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오재원과 허경민은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그동안 흘린 땀방울을 증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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