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상우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우완 투수 조상우는 지난 겨울 내내 인터뷰를 거절했다.

2016년 오키나와 연습경기 도중 팔꿈치 부상을 입고 수술대에 올랐던 조상우는 지난 시즌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통증이 재발하며 7월 시즌 아웃됐다. 2년을 '개점 휴업' 상태로 보낸 그는 평소보다 더 완곡하게 인터뷰를 거절했다. "다시 잘 던지고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그만큼 마운드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도, 다시 잘 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던 조상우가 돌아왔다. 조상우는 지난 13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8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구속은 152km. 다음날인 14일에도 8회 등판해 제구가 흔들리며 몸에 맞는 볼 2개를 내줬으나 1이닝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14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조상우는 비시즌 때보다 훨씬 표정과 목소리가 밝았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 어제(13일)도 던지면서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래 쉬었다 보니 던지고 나서 아프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가끔 들긴 했다"고 말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조상우를 올해 마무리로 내정했다. 개막부터 풀 타임 마무리 투수는 처음이다. 그는 "마무리를 맡았어도 늘 하던 대로 던지려고 한다. 물론 경기를 끝내야 하는 보직인 만큼 더 신중해야 하겠지만 마음은 변하지 않고 한 타자 한 타자 상대하려고 한다. 안타를 맞더라도 신경쓰지 않고 다음 타자를 내보내지 않으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평소에도 마인드 컨트롤이 뛰어난 조상우지만, 그 역시도 힘든 재활이었다. 지난해 7월 시즌 아웃된 뒤 아예 야구를 보지 않았다던 그는 "다시 마운드 위에 서니 역시 좋다. 안 아프고 던지니까 재미있다"며 살짝 웃었다.
 
그가 또 하나 기대받는 것은 우완 파이어볼러 능력. 그는 최고 컨디션일 때 155km도 기록했다. 조상우는 "구속은 욕심 내기보단 시즌 내내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구속뿐 아니라 제구를 잃지 않기 위해 재활 중에도 자신의 2014~2015년 영상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이어갔다. 

조상우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목표는 언제나처럼 세우지 않고 있다. 올해는 특히 안 아프고 풀타임을 소화하고 싶다.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가 휴식이라고 생각하고 상황이 오면 언제든 나가서 막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잠시 넘어졌을 때도 쉬어갔을 때도 있었지만, 여전히 마운드 위에 서 있을 때가 가장 듬직한 조상우. 넥센을 넘어 리그가 애타게 찾은 '제구력 갖춘 파이어볼러'가 건강까지 갖추고 시즌을 치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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