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헨리 소사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빠른 공을 주무기로 삼는 이른바 파이어볼러들이 KBO 리그를 주름잡고 있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외국인 투수를 뽑을 때 타자들이 쉽게 타이밍을 맞추기 힘든 강속구 투수들이 선호 대상이었다. 그러나 타격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이제는 아무리 공이 빨라도 구위가 밋밋하면 장타로 연결되면서 몇 년 전부터 '구위보다 제구'가 외국인 투수 영입 트렌드가 됐다.

그런데 올 시즌은 다시 파이어볼러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공이 빠른 데다 제구까지 되는, 그야말로 괴물 같은 투수들이라는 것이다. 그 선두 주자는 패기에 이제 노련미까지 갖춘 LG 우완 투수 헨리 소사다.

소사는 2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6피안타 10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비록 팀이 9회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는 압도적인 페이스를 이어갔고 리그 평균자책점 1위(1.10) 자리도 지켰다.

소사는 이날도 150km 안팎의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투구수 110개를 넘긴 8회에도 여전히 최고 구속 154km를 기록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소사 역시 2012년 KIA 소속으로 처음 리그에 발을 디뎠을 땐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경기마다 큰 기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투구 폼을 바꾸고 구종을 추가하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리그 7년차인 올해 최고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 왼쪽부터 앙헬 산체스-키버스 샘슨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최근 몇 년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던 소사에게 올해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SK 우완 앙헬 산체스는 1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5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챙겼다. 올해 등판한 7경기 가운데 6번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산체스의 주무기 역시 빠른 공이다. 산체스의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0.7km로 현재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빠르다. 여기에 제구까지 뒷받침되면서 44이닝 동안 단 4개의 볼넷만을 내줬다.

한화 우완 키버스 샘슨 역시 최근 떠오르는 파이어볼러 계의 강자다. 시즌 초반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샘슨은 4월 중순부터 서서히 KBO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한용덕 감독의 믿음을 얻었다. 특히 올 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는 총 20개의 볼넷을 내줄 정도로 흔들렸지만 이어진 최근 2경기에서는 13이닝을 던지며 단 하나의 볼넷도 내주지 않다. 140km대 후반의 빠른 공을 주 무기로 삼는 샘슨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장점도 갖췄다.

올 시즌 평균 구속 1,2,3위를 차지하는 소사, 산체스, 샘슨은 나란히 우완 파이어볼러로 순항하고 있다. 특히 빠른 공과 제구력을 앞세워 입성 첫 해 바로 리그를 접수한 산체스, 샘슨은 앞으로 상대 전력분석의 '현미경 연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다른 9개 팀의 견제를 넘어 올 시즌 '파이어볼러 전성시대'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