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미국 버밍엄 현지는 날씨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어요.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선수들이 제대로 연습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예정된 연습 라운드가 취소되거나 시간이 갑작스럽게 바뀌는 경우가 다반사죠. 

사실 악천후는 골프 선수의 숙명입니다. 그래서 선수들마다 루틴이 있어요. 비가 쏟아지면 아침에 체력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보통 자유 시간을 갖거나 쇼핑몰에 가요. 반드시 무언가를 사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하루 종일 호텔에 있는 건 따분하잖아요. 그래서 호텔 주변을 많이 돌아다닙니다.

물론 선수라면 날씨 핑계를 댈 수는 없어요. 선수 가운데는 미리 와서 코스를 쳐본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골프라는 게 많이 안다고 유리한 건 아닙니다. 날씨 변수가 많죠, 코스를 알고 모르는지에 따라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궂은 날씨가 선수들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죠. 

비가 와서 연습을 제대로 못 했겠지만 후배들이 대회에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모든 선수들이 같은 조건으로 대회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경기 중 비가 내려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요. 그럴 때일수록 체력 관리를 잘 하는 게 중요합니다. 장시간 코스에 있을수록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이번 대회 성적을 위한 핵심이 될 수 있어요.
▲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세리. 우승 20주년을 맞은 박세리가 한국 선수들을 직접 찾아 응원할 예정이다.

모든 악조건을 딛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열매는 달콤할 겁니다. 제가 1998년 US오픈을 차지했을 당시 루키가 우승을 차지해서 큰 이슈가 됐어요. 물속에서 샷을 성공하고 US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제 골프 인생은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만큼 US오픈은 매우 큰 대회입니다.

우선 US오픈에서 우승하면 엄청난 자신감이 생겨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승승장구할 수 있죠. 우승한 선수는 승수가 늘거나 상승세를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더 강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과감하게 욕심을 부려도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공이 가죠.

물론 큰 대회를 앞두고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모두 목표가 한가지입니다. 최고의 자리를 누구나 탐을 내게 되어 있죠. 골프 선수뿐 아니라 누구나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는 부담이 있어요. 어떻게 부담을 이겨내고 견디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을 생각할 때마다 너무 훌륭하고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큰 대회인 만큼 실수가 나와도 낙심하지 말고 다음 샷을 어떻게 공략하는가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실수를 잊고 매 순간에 집중하는 게 우승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답니다. 저도 후배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현장을 찾아 응원할게요!
[스포티비뉴스=버밍엄(미국), 정리 정형근, 영상 배정호, 김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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