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류중일 감독은 19년 지도자 생활 동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 연합뉴스
▲ LG 류중일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류중일 감독은 프로 야구에 뛰어든 뒤 '경력 단절'이 단 1년 뿐이다. 2016년 시즌을 마치고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 고문으로 휴식기를 보낸 게 전부. 선수에서 코치로, 코치에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는 동안에는 쉼 없이 달렸다.

1987년부터 1999년까지 13년을 선수로 뛰었으니 이제 지도자 경력이 훨씬 길어졌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코치 경력이 11년이다. 감독으로는 삼성에서 6년, 그리고 올해 LG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18시즌-19년을 지도자로 지냈다.

20년 가까운 세월, 프로 야구도 바뀌었고 그의 곁을 지키는 코치들과 선수들도 달라졌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에게는 바뀌지 않은 게 있다. 19년 지도자 경력 동안 자신과의 약속을 계속 지켰다.

류중일 감독은 24일 "코치 때부터 다짐한 게 있다. 코치를 하면서 나중에 감독이 되면 이것만큼은 하지 않아야지 했다. 바로 화내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지금과 분위기가 달랐다. 지금은 카메라가 여기저기서 감독을 지켜보고 있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고 중계방송도 많지 않았다. 감독들이 화가 나면 쓰레기통을 차기도 하고, 그런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류중일 감독은 특유의 여유 있는 목소리로 "삼성 시절에는 화낼 일이 없었다. 계속 우승했는데"하며 능청스럽게 웃더니 "화낸다고 뭐 달라질 것도 없다. 요즘 선수들이 감독 화낸다고 신경이나 쓰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화가 날 때가 있지만 선수들에게 화를 내서 뭐하겠나. 지적할 게 있으면 코치들 거쳐서 전달하면 된다. 나는 속으로 삭혀야지"하고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유난히 뜨거워진 햇볕에 발그레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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