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라고 하잖아요. 그 말을 요즘 실감해요."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26일 사인 공으로 꽉 채운 박스 3개를 가리키며 웃어 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거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한 감독도 기대 이상의 성적에 고개를 갸웃할 정도다. 

한화는 27일 현재 44승 32패 승률 0.579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두산 베어스와 승차는 6.5경기로 벌어져 있지만, 꾸준히 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마운드를 단단하게 다진 덕을 봤다.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4.64로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마무리 투수 정우람이 버티고 있는 불펜진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시즌을 치르는 동안 한 감독은 "우리는 아직 완벽하게 준비된 팀이 아니다"고 늘 강조했다. 지휘봉을 잡고 팀을 꾸려나가는 첫해인 만큼 준비하고 다듬을 게 아직 많다. 타격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팀 타율 0.275(8위) 75홈런(8위) 376득점(9위)으로 공격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 환호하는 한화 이글스 선수들 ⓒ 곽혜미 기자
장기적으로 팀 완성도를 높이려면 팜이 더욱 튼튼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감독은 "두산은 2군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하면서 누가 들어와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화수분이라고 하는 게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조금은 늦었지만, 서산에 전용 구장을 만들고 옆에 육성군 구장까지 만들면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그러면서 좋은 선수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1군과 2군 선수들의 선순환 속에 선수층이 더욱 두꺼워지길 기대했다. 

팬들 응원은 언제나 감사한 일이다. 장마 속에 치러진 26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를 찾은 한화 팬들은 비로 1시간 넘게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선수단과 함께했다. 2-13으로 끌려가던 9회말 공격을 앞두고 비로 경기가 중단되자 30분 동안 한화 응원단과 함께 빗속에서 열정적으로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9회말 강우 콜드게임 패배가 선언된 뒤에야 하나둘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한 감독은 "그동안 참 많이 기다려 주셨구나 생각한다. 초반에는 성원이 부담도 되고 염려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받아들이고 보답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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