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동현이 꿈에 그리던 1군 무대에 씩씩하게 첫발을 내디뎠다. ⓒ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프로 지명됐을 때처럼 기뻤어요. 기분이 좋아서 잠도 설쳤어요."

생애 첫 1군 등록 소식을 들은 24일. 오른손 사이드암스로 투수 최동현(24, 두산 베어스)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만큼 간절히 기다린 순간이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기대주였지만, 유니폼을 입기도 전에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지명을 받기 직전이었던 2016년 4월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그해 10월 갑상선 암 진단을 받아 오른쪽 갑상선 제거 수술을 했다. 올해 2월에는 왼쪽 갑상선까지 제거했다. 

최동현은 몸 상태를 묻자 "지금은 완치됐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이어 "2월에 (갑상선 암이) 재발해서 수술을 하는 바람에 재활하는 기간이 더 길어졌다. 늘 1군 경기를 보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올해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운동했다"고 덧붙였다. 

조웅천, 정재훈 퓨처스 투수 코치의 지도 아래 조금씩 페이스를 되찾았다. 최동현은 "조웅천 코치님께서 '직구는 아무리 좋아도 다 친다. 변화구를 많이 던져야 한다'고 하셨다. 직접 캐치볼을 하면서 알려주셨다. 슬라이더를 컷패스트볼처럼 짧게 던져서 계속 맞았는데, 조 코치님께서 각이 조금 더 커졌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연습한 게 도움이 됐다. 구속은 지난해에 많이 안 나와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올해는 143km까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25일 1군에 합류한 최동현은 기회를 받으면 씩씩하게 던지고 내려오겠다고 다짐했다. "감독님께서 공격적으로 던지는 걸 원하시니까. 맞더라도 볼넷을 안 내주고 공격적으로 던지고 오겠다"고 힘줘 말했다. 

생각보다 일찍 기회가 왔다. 25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선발투수 유희관이 1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고, 2번째 투수 이현호도 2이닝 4실점으로 흔들렸다. 이현호가 4회 선두 타자 이재원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맞자 최동현이 3번째 투수로 나섰다. 최동현은 공 4개로 1루수 병살타와 투수 땅볼을 유도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홈런을 허용했지만,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 5회 나주환에게 좌월 투런포, 노수광에게 우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맞아 나간 공은 모두 체인지업이었다. 최동현은 이후 6회까지 아웃 카운트 6개를 더 잡고 7회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군 데뷔전 성적표는 3이닝 4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3실점 투구 수 36개 최고 구속 141km를 기록했다. 

누구보다 간절했던 1군 무대에서 최동현은 자기 몫을 충분히 하고 내려왔다. 앞으로 꾸준히 가능성을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 최동현은 "1차 지명 선수들이 안 좋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늘 내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열심히 했다. 지금 팀에서 나보다 후배인 선수들도 잘하고 있고, 친구인 (함)덕주도 잘하고 있다. 그정도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열심히 해서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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