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범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조현우가 왼쪽 무릎 정밀 검사를 받았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상태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 이번 대회 금메달 획득에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우즈베키스탄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제 다시 한번 신뢰를 보내야 할 선수는 '유일한 대안' 송범근이다.

조현우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일약 스타로 도약했다. 하지만 그의 내공은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K리그2에서 시작해 K리그1, A 대표 팀까지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소속 팀 대구FC가 아무래도 수비에 무게를 두고 공격하는 팀이기 때문에, K리그1에 올라온 뒤로 조현우가 몸을 던져야 했다. 선수로서 경험치를 크게 쌓았다.

조현우가 와일드카드로 뽑히면서 남은 자리는 하나. 김학범 감독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송범근과 강현무. 김학범 감독은 송범근을 선발했다. 차상광 골키퍼 코치는 "경험, 능력에서. 연령별 대표에서 송범근이 좋은 활약을 했고 큰 대회 경험이 있다"면서 선발 배경을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도 주전으로 참가해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본선 성적은 4경기 5실점인데 포르투갈,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기니를 상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쁜 성적이 아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3경기에 출전해 무실점 경기를 한 조현우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송범근은 그 뒤를 지킨다. 조현우가 예기치 못한 부상에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송범근의 무게가 무거워졌다. 

말레이시아전은 팀은 물론 송범근에게 아픔인 동시에 약이 될 경기였다. 송범근은 U-23 5경기에 출전해 4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 중 2골이 바로 말레이시아전에서 나왔다.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고 전반 5분 만에 실점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황현수와 충돌을 하면서 공을 흘렸다. 안전하게 펀칭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었다. 한 번의 판단 미스가 경기를 어렵게 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도 라시드의 슛이 골문 구석을 찌르는 것을 지켜보고 말았다.

선수 스스로도 느낀 바가 적지 않았을 터. 송범근은 아직 올해 21. 완성된 선수라기보다 성장해가는 선수다. 최강희 감독 역시 올 2월 데뷔전을 치른 송범근에게 "신인 선수가 무실점했다는 게 중요하다. 경기 경험을 쌓다보면 신체 조건이나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계속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이제 대안이 없다. 조현우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송범근을 믿어야 한다. 골키퍼 역시 심리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불안하다는 말로 압박할 필요가 없다. 송범근은 이란전에 교체로 출전해 약 30분을 든든하게 지키며 기량을 입증했다. 시작을 잘 풀기만 하면 안정감이 강점인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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