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을 훔치는 김국영.
▲ 최선을 다한 김국영은 8위로 100m 결승을 마쳤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한국 육상의 간판 김국영(27, 광주광역시청)이 아쉬운 마음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메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00m 결선 레이스에서 8명 중 8위로 들어왔다. 기록은 10초26.

금메달의 주인공은 9초92로 유일하게 9초 대를 기록한 수빙톈(중국). 은메달은 은구노데 토신(카타르), 동메달은 야마가타 료타(일본)가 차지했다.

결과는 김국영에게도 뼈아팠다. 김국영은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며 말문을 연 뒤 "오늘 부쩍 느낀 게 한국 기록도 계속 깼지만, 저만 강해지는 게 아니더라. 아시아 육상 전체가 강해지고 있다. 많이 힘에 부친다. 10년 동안 정말 힘들었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국영은 "한국 기록을 깨면서 부담이 됐다. 하지만 이젠 책임감이 됐다. 10년 동안 한국 육상 100m의 정상을 지키면서 나까지 포기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잘하고 싶어서 노력을 하는데 잘 되지 않는 게 가장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일본, 중국처럼 경쟁자가 한, 두 명씩 있었다면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저는 묵묵히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김국영은 실력 부족을 인정하며 자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는 "결승에 오르긴 했지만 8등으로 갔다. 어떤 말을 해도 핑계다. 실력에서 진 것"이라고 말했다.

예선, 준결승, 결승까지 기록이 꾸준히 향상됐다. 김국영은 "작전이었다. 작년 세계선수권에서 예선은 통과했지만 준결승에서 떨어졌다. 첫날 예선을 하고 둘째날 준결승, 결승을 한다.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실력으로 맞서긴 어렵다. 수빙톈은 오늘도 9초 대를 찍었다. 나름의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포기는 없다. 김국영은 "포기할 수 없다. 한국 육상 꿈나무들이 보고 있다. 더 힘을 내겠다"며 "겨울에 따뜻한 곳에 가서 실내 대회에 참가하는 게 추세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고 계속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시안게임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0m와 남자 400m 계주가 남았다. 김국영은 "남은 경기에서 더 칼을 갈겠다. 컨디션 관리를 해 출전하겠다"며 굳은 결의를 다졌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