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우 부상 뒤 더욱 집중해 훈련한 송범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버카시(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아픔을 한 번 겪으면 성숙해진다. 송범근이 오늘을 위해 아픔을 겪은 것 같다." - 김학범 감독

한국 남자 축구 대표 팀은 27일 오후 6시 인도네시아 버카시 패트리어트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한다.

가장 우려가 큰 포지션은 골키퍼다.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 3장 가운데 한 장을 골키퍼에 썼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조현우가 그 주인공. 조현우는 조별 리그 2차전을 제외하고 3경기에 선발로 출전했고 단 1번도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안정적이면서도 빛나는 선방이 이어졌다.

조현우가 유일하게 뛰지 않았던 조별 리그 2차전은 한국에 악몽으로 남았다. 말레이시아에 먼저 2실점하면서 결국 1-2로 패배했다. 조현우를 대신해 출전했던 송범근이 전반 5분 만에 황현수와 충돌하면서 빌미를 준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든든한 수문장 조현우는 이란과 16강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후반 11분경 결국 교체 사인을 보냈고 후반 14분 송범근으로 교체됐다. 이제 물러설 곳이 없는 녹아웃스테이지에서 조현우의 부재는 큰 부담이다. 조현우는 25일 정밀 검사 결과 왼쪽 무릎 연골을 다쳤다. 우려했던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붓기가 있어 휴식을 취해야 한다. 26일 훈련에도 참가해 가볍게 몸을 움직였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다.

키는 다시 송범근에게 넘어갔다. 김학범 감독 역시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조현우가 아니라도 송범근이 있다"며 출전을 예고했다. 걱정은 없다. 김학범 감독은 "아픔을 한 번 겪으면 성숙해진다. 오늘을 위해 아픔을 겪은 것 같다"며 송범근에게 신뢰를 보냈다.

송범근은 K리그 최강 전북 현대의 주전 골키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도 주전으로 참가해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경험도 있다. 본선 성적은 4경기 5실점인데 포르투갈,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기니를 상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쁜 성적이 아니다.

송범근은 23세 이하 대표 팀 5경기에 출전해 4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 중 2골이 바로 말레이시아전에서 나왔다. 그에게도 잊고 싶은 기억일 터. 

김 감독의 말대로 아픔을 겪고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다. 송범근은 말레이시아전 이후에도 묵묵하게 잔디 위에 몸을 던지며 출전을 기다렸다. 이란전에서도 추가 시간을 포함해 35분 이상을 든든히 골문을 지켰다.

송범근의 나이 아직 올해 21. 완성된 선수라기보다 성장해가는 선수다. 말레이시아전의 고난과 이란전의 경험을 안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선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빛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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