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 유벤투스)가 떠나자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에서 그 변화가 극적으로 보인다. 

9년 동안 매 시즌 평균 50골을 넣었던 주축 공격수가 떠났다는 건 구단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호날두를 직접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없겠지만, 레알은 최소한 그의 그림자를 가릴 선수 영입도 없이 불안한 2018-19시즌을 시작했다. 

▲ 호날두

◆벤제마-베일 득점 못 하는 게 아니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우려와 달리, 레알은 순항하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2-4로 졌지만, 이어 2018-19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경기에서 2연승을 거뒀다. 슈퍼컵도 2-1로 앞서다가 역전패한 것이다.

고무적인 건 호날두의 그림자에 가려 있던 'BB' 조합 가레스 베일과 카림 벤제마의 활약이다. 두 선수는 2018-19시즌 공식 3경기 연속 출전해 합을 맞추고 있다. 베일은 슈퍼컵에서 1도움, 이어 헤타페전 1골, 지로나와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3경기에서 2골 2도움으로 맹활약 중이다.

벤제마의 활약도 좋다. 슈퍼컵에서 득점한 벤제마는 헤타페와 경기에서 침묵했지만, 활약상은 좋았다. 지로나와 경기에서 멀티 골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무엇보다 베일과 벤제마의 호흡이 좋다는 것이다. 호날두의 단짝처럼 보였던 벤제마는 베일의 도움을 받아 슈퍼컵에서 득점, 헤타페전에도 득점했다. 베일이 벤제마에게 벌써 2개의 도움을 적립했다. 

호날두가 레알에 있을 때 전술의 중심은 호날두였다. 베일과 벤제마도 최대한 슈팅을 아끼고 호날두를 지원했다면 호날두가 없는 상황에선 두 선수의 슈팅 기회가 늘어났다. 

표본은 적지만, 리그 기준으로 베일은 슈팅 3회에서 3.5회로 드리블이 1.2회에서 2회로 증가했다. 벤제마도 드리블이 1회에서 1.5회, 키패스가 1.4회에서 2회로 늘었다. 벤제마는 2017-18시즌 리그 32경기 5골에 그쳤는데 이미 2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 베일과 벤제마(왼쪽부터) 의 호흡이 예사롭지 않다

◆호날두, 아직 시간 필요하다

리그를 옮겼고, 팀이 바뀌면서 아직 호날두에겐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호날두는 세리에A에 초반 2경기 풀타임을 뛰었지만, 아직 데뷔 골을 기록하진 못했다. 

레알 입단 초기에는 개인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능력으로 득점을 해결하던 호날두는 주제 무리뉴 전 감독 부임 이후 역습에 특화된 선수로 진화했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서는 최전방에서 마무리에 특화된 선수로 성장했다.

현재 호날두는 마무리에 특화된 선수이다. 유벤투스에서도 같은 움직임으로 뛰고 있지만, 새로운 리그, 동료 선수, 전술에서 적응하기에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개막전 키에보 베로나전에선 호날두를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고, 더글라스 코스타, 파울로 디발라, 후안 콰드라도로 지원하게끔 했다. SS 라치오와 2라운드 경기는 호날두를 왼쪽 윙어로 출전시켜 오른쪽엔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최전방에 마리오 만주키치와 합을 맞추게 했다. 유벤투스는 절실하게 호날두 최적의 짝 찾기 중이다.  

호날두는 2경기 연속 득점이 없자, 휴일도 반납하고 개인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여전히 호날두는 충분한 동기부여를 가지고 새로운 리그 적응에 집중하고 있다. 

호날두가 떠난 지 이제 한 달이 지났지만 그가 떠나자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레알과 호날두는 모두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적응하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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