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에 쓰러진 장윤호. ⓒ연합뉴스
▲ 살림꾼 장윤호는 중원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브카시(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중원 살림꾼 장윤호가 이른 시간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정밀 진단을 받을 예정이지만 완전히 발목이 돌아가 결승전까지 복귀는 힘들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어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4-3으로 이겼다.

한국은 최고의 시작을 했다. 전반 5분 만에 황의조가 득점에 성공해 앞서 갔다. 김민재-손흥민-황의조로 이어지는 간결한 전개를 펼친 뒤 황의조가 강력한 땅볼 슛으로 마무리했다. 전방 압박을 병행하며 초반 분위기를 완벽히 잡았다.

우즈베키스탄의 거친 플레이에 흐름이 바뀌었다. 전반 13분 중원에서 공을 다투던 도중 장윤호의 발목을 향해 샴다리코프가 태클했다. 장윤호는 발목을 잡고 쓰러진 뒤 땅을 쳤다. 발목이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피치에 다시 복귀했지만 더 뛸 수 없었다. 결국 전반 22분 만에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장윤호의 부상은 후반으로 갈수록 더 아프게 다가왔다. 후반 초반 우즈베키스탄은 중앙 미드필더 알리바예프와 시디코프가 자리를 바꾸면서 한국의 중원 수비에 혼란을 줬다. 더구나 강하게 압박하면서 한국을 몰아붙였다. 중원 싸움에서 버텨줄 선수가 필요했지만 피치엔 장윤호가 없었다.

이진현-이승모 조합은 분명 공격할 땐 문제가 없었으나, 수세에 몰리자 한계를 노출했다. 이승모는 상대의 전방 압박에 흔들리면서 3번째 실점에 결정적인 빌미를 줬다. 이진현 역시 예상 외의 실수에 커버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과 장윤호의 악연은 처음이 아니다. 장윤호는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당시 우즈베키스탄에 1-4로 패할 때 선발 출전했다. 후반 29분 2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했다. 한국은 연장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내리 3실점하며 무너졌다. 장윤호는 경기를 앞두고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4로 진 게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꼭 이기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퇴장에 이어 이번엔 부상이었다. 장윤호는 목발을 짚고 발에 두꺼운 얼음팩을 붙인 채 경기장에 돌아와 동료들을 지켜봤다. 팀은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안착했지만 장윤호로선 아쉬움이 더 컸을 경기다.

무엇보다 김학범호에서 장윤호의 전술적 중요성은 상당히 크다. 장윤호는 중원의 '살림꾼'이다. 많이 뛰고 발이 빠르다. 상대 공격수와 몸을 섞으면서 부딪혀주며 1차 저지선이 된다. 한국 수비에 안정감을 더하는 선수다. 한국이 기록한 모든 실점이 장윤호가 피치에서 빠진 동안 나왔다. 골키퍼 조현우가 '위기를 처리하는 사람'이라면 장윤호는 '위기를 싹부터 자르는 사람'이다.

이제 김학범호는 베트남과 4강전을 치른다. 우즈베키스탄보단 상대적으로 약한 팀이지만 더 노골적으로 수비하고 역습을 노리는 팀이다. 이진현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무난히 활약했지만 몸싸움이나 높이, 수비 시 적극성에선 다소 아쉬웠다. 중원에서 청소부처럼 움직이는 장윤호의 빈 자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진다. 우승까지 한 발씩 나가고 있는 김학범호에 장윤호 공백 메우기가 하나의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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