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 취재단 정철우 기자]'바람의 손자' 이정후(20)가 한국 야구의 10년 톱타자 걱정을 지워 버렸다.

이정후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전 경기 한국의 톱타자로 출장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예선 라운드 첫 경기였던 대만전 2루타와 볼넷을 기록하며 본인의 몫을 해냈던 이정후는 인도네시아전은 2안타 2타점을 뽑아낸 데 이어 홍콩을 상대로는 2루타에 멀티 홈런을 포함해 4안타 경기를 펼쳤다. 예선 라운드 3경기 타율 5할8푼3리를 기록했다.

이어 슈퍼라운드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많이 나가며 기회를 만든 것에 그치지 않고 하위 타순이 만든 찬스를 타점으로 연결시키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1일 GBK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과 결승전에서도 이정후는 톱타자로서 빛을 냈다.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차분한 출루로 결승 득점을 올렸다.

1회 첫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제구가 흔들린 일본 선발 도미야마 료가와의 공을 잘 골라 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후 김하성의 볼넷과 김재환의 중전 안타로 3루에 진루한 이정후는 안치홍의 적시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으며 결승 득점을 올렸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서 투수의 유형을 가리지 않는 국제용 타자를 증명했다. 투수들 수준이 너무 떨어지면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타자들이 적지 않다. 낯선 투수에게 낯가림을 하는 타자들도 있다.

국내 리그서 맹타를 휘두르다가도 국제 대회만 나가면 컨디션 난조를 겪는 선수들을 적지 않게 보아 왔다.

이정후는 달랐다. 투수의 수준에 상관없이, 낯가림도 모르는 듯 맹타를 휘둘렀다.

이번 대회에서 선취점의 중요성은 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라는 것이 증명됐다. 점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테이블 세터의 중요성 또한 강조된 대회였다.

그런 상황에서 이정후의 활약을 국제용 톱타자의 확보라는 소득으로 돌아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표 팀이었지만 이정후라는 소득을 얻은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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