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슈퍼 라운드 일본전 승리 후 인사하는 한국 선수단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고유라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년 만에 일본과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게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인도네시아-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을 치른다. 전날(8월 31일) 중국을 꺾은 한국과, 대만을 이긴 일본은 1998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결승전에서 만나게 됐다.

전력으로 봐서는 한국의 일방적인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다. 한국은 이번 대회 금메달을 위해 엔트리를 전원 프로 선수들로 구성했다. 반면 일본은 아마추어 대회의 목적을 살려 전원 사회인 야구로 팀을 짰다. 일본은 한국보다 야구 취재 열기가 더 뜨거운 곳이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에는 취재진이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일본 국내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인 야구라 해도 한국의 동호회 야구와는 단어 뜻이 다른 실업 야구긴 하지만, 한국은 이미 30일 슈퍼 라운드에서 일본을 5-1로 꺾으며 실력차를 보여줬다. 특히 결승전에는 일본 타선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좌완 투수, 양현종이 등판할 예정이다. 여차 하면 함덕주, 정우람 등 좌완 투수를 모두 등판시켜 일본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

사실 한국 선수단은 대만이 올라오기를 바랐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31일 결승전 진출을 확정한 뒤 "대만이 올라오길 바란다. 다시 한 번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환도 "대만에 지고 정말 많이 분했다. 대만과 다시 맞붙고 싶은 건 저뿐 아니라 선수들이 다들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을 2-1로 이겼던 대만은 일본에 0-5로 패하며 결승전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은 대만전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 2명을등판시켜 경기를 마쳤다. 한국전에선 어떤 투수가 나올지 아직 알 수 없지만 한국이 조금 더 유리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만에 '복수혈전'을 준비하던 한국은 조금 김빠진 결승전을 맞았다.

한국이 조심해야 할 것은 단 하나, 일본의 목표 의식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에 패한 뒤 일본 주장 사토 아사히는 "역시 한국은 톱 레벨 선수들다웠다. 우리는 평소의 실력으로는 이길 수 없을 거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면서 프로 선수들과 싸워볼 수 있다는 것이 강한 동기 부여가 됐다. 우리는 사회인 야구 선수일 뿐이지만 한국과 맞붙어 우리의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다고 말했다.

일본은 더 이상 금메달이 중요하지 않다. 사토는 "프로에 지명받고 싶은 선수들은 국내 대항전이 더 중요하다. 금메달은 평가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대회 목표를 다 이룬 셈이다. 반면 한국은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이 여전히 있다. 간절한 자도 이기지 못하는 것이 즐기는 자라면, 한국은 이번 대회를 즐기고 있는 일본의 플레이에 비견될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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