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고유라 기자] "한국 팬들이 놀라워요".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게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GBK) 야구장에서 열린 슈퍼 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이 일본을 5-1로 꺾은 뒤 인도네시아의 한 자원봉사자가 기자에게 말을 걸었다. "한국 팬들이 야구를 응원하는 방법이 대단하다"는 것. 유창한 영어는 아니더라도 자원봉사자의 놀라운 마음이 표정에서부터 느껴졌다. 옆에 있던 다른 자원봉사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이 야구 경기를 펼칠 때마다 GBK 야구장은 KBO 리그 구장처럼 각 선수의 응원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오히려 대부분 구단 선수들의 응원가가 골고루 나오고 있으니 올스타전에 가깝다. 30일 경기 후 박병호는 "낮 경기인데도 불고하고 목이 쉬어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그래서 더 힘내서 잘하려고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령대가 비교적 높은 교민들이 응원전을 펼치는 여타 아시안게임 종목들과 다르게 야구는 젊은 팬들이 많은 편이다. 교민보다 한국에서 아시안게임을 보기 위해 휴가를 내고 온 젊은 야구 팬들의 비중이 높은 몇 안되는 종목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대표팀 발탁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오지환에게 힘을 주기 위해 사비를 털어 비행기에 올라탄 LG 팬들은 그가 나올 때 더 큰 응원가를 부르며 응원하고 있다.
오지환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고 온 직장인 정윤환 씨는 지난 24일부터 와서 모든 경기를 다 보고 있다고 했다. 정 씨는 31일 "오지환 선수를 응원하러 왔다. 비난을 받고 있긴 하지만 대타로라도 팀에 보탬이 돼서 웃는 얼굴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고동호 씨도 "여기(자카르타)까지 온 사람이라면 다들 논란과 상관 없이 선수들을 응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오지환 선수 웃는 모습 보고 싶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에서부터 날아온 원정 팬들의 목소리가 크긴 해도 오랜만에 직접 한국 야구를 보는 교민들의 반가움 만큼은 아닐 터. 23일 대표팀 환영식을 위해 공항에 오기도 했던 교민 홍대기 씨는 "한국 야구를 녹화된 영상이나 유튜브로 보고 있다. 다른 분들은 인터넷 TV로 보기도 한다더라. 한국 가면 1~2개 구장에 가보곤 하는데 자카르타에서 올스타급 선수들을 다 볼 수 있어서 '오아시스' 같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한국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31일 중국을 10-1로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1일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으면 3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교민들과 한국 팬들은 그 장면을 보기 위해 열악한 티켓 구입 환경 속에서도 야구 티켓을 사서 야구장을 찾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팬들의 응원에 화답하며 '고진감래'를 맛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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