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가 희망을 봤다. 단순히 1승 이상의 무언가를 얻어 간 1승이었다. 김대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대현은 5일 수원 KT전에서 선발 배재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이후 5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김대현이 등판한 상황은 LG에 매우 불리한 상태였다. 선발 배재준이 2이닝 만에 교체된 뒤 등판했다.

그냥 조기 강판이 아니었다. 배재준은 2이닝 동안 볼넷을 4개나 내줬고 오지환의 실책까지 겹치며 매 이닝 점수를 내줬다.

점수 차가 크지는 않았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다. 김대현까지 무너졌으면 대패할 수 있는 경기 흐름이었다.

김대현도 출발은 좋지 못했다. 선두 타자 로하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계속된 1사 2루에서 황재균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1점을 더 빼앗겼다. 0-3.

하지만 김대현은 빠르게 정상을 되찾았다.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을 연속으로 삼자범퇴로 KT 타선을 막았다.

KT가 멀리 달아나지 못하자 LG가 야금야금 추격을 시작했다. 2-3까지 점수 차를 좁히며 역전의 흐름을 만들었다.

김대현의 역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상대 선발 니퍼트보다 15cm 이상 앞으로 끌고 나오는 힘 있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KT 타자들을 억눌렀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볼 배합이었지만 길게 끌고 나오는 익스텐션을 바탕으로 패스트볼의 무브먼트를 많이 만든 게 주효했다. 기록된 구종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정도였지만 계측 기계로는 싱커라고 찍히는 구종이 많았을 정도로 무브먼트가 좋았다.

KT전에서 약했던 과거를 지운 호투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KT전에 두 차례 선발 등판 했지만 4.1이닝 7실점과 4이닝 8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강했던 타자들을 힘으로 찍어 누르며 제 몫을 다해냈다.

류중일 LG 감독은 5일 경기 승리 후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김대현이 좋은 투구로 승리를 이어 줬다"고 높게 평가했다.

소사와 윌슨 외 국내 선발 뒷받침이 절실한 LG다. 약점이었던 KT전을 극복한 김대현의 역투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