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의 문장 '오지환 때문에'. ⓒ SPOTV NEWS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금은 모든 문제가 오지환으로 향한다. 다수의 목소리를 등에 업고 한 곳에 화살을 쏘기 바쁘다. 

사태가 여기까지 오기 전에 막을 수도 있었다. 체육인에 대한 병역특례제도가 처음부터 지금의 형태는 아니었다. 1973년 '해외에서 크게 국위 선양을 할 수 있는 자'에 한해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것으로 시작해 그 범위가 확대되고 축소되다 1990년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우승'이라는 지금의 형태가 됐다. 

거의 30년 전의 기준이 아직도 통용되고 있는 셈이다. 1980년대에만 두 번의 개정이 이뤄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21세기의 국민 정서가 병역특례제도에 거부감을 느끼는 건 필연이다. 관계부처에서 제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그러니 이번 논란은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이다. '오지환 때문에' 병역특례제도가 변화를 맞이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가 병역특례제도에 대한 논쟁을 촉발한 장본인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지금의 사태를 오롯이 오지환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건 가혹한 처사다. 

오지환만 없었으면 문제 없는 제도가, 그가 대상이 됐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시쳇말로 '오지환은 나쁜 특례, 나머지는 착한 특례'가 될까. 지금의 체육요원 병역특례가 잘못된 제도라면 오지환 개인이 아니라 제도 그 자체에서 개선의 이유를 찾아야 맞다. 

하다못해 이제는 야구계 논란거리들을 교묘하게 오지환 탓으로 엮기도 한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찰야구단 존폐 논의도 오지환 때문이고, 아시안게임 기간에 KBO 리그를 중단하지 않기로 한 것도 오지환 때문이란다. 마치 이 상황을 기다렸다는 듯 '총알받이'를 세우는 느낌마저 든다. 그래도 박수를 받는다. 

혹시나 여론의 역풍을 맞을까 싶어 요즘은 야구계 모두가 조심스럽다. 한 야구인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얻은 특례가 아닌데 오지환을 죄인으로 몰아가는 건 너무 지나치지 않나. 논쟁의 방향이 잘못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침묵아닌 침묵을 택한 다수의 이름을 적을 수 없는 현실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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