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맏형 박용택은 올해로 마흔살이 됐다. 하지만 그의 청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부분 야구 선수들의 황혼기는 패스트볼과 함께 온다.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지며 은퇴의 길을 걷게 된다.

박용택은 다르다. 여전히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빼어나다. 그가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팀의 중심 타선을 지킬 수 있는 이유다.

류중일 LG 감독은 "박용택을 중심 타선에서 뺸다면 누구를 넣어야 한다는 소리인가. 여전히 그는 팀의 중심을 잡아 주는 타자"라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기록에서도 박용택의 가치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박용택은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매우 좋다. 그의 신체 나이는 여전히 KBO 리그의 빠른 공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패스트볼에 대한 안타율이 3할8푼이나 된다. 슬라이더에 다소 약점을 보인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체인지업이나 커브에 대해서는 여전히 좋은 대응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홈런의 75%가 패스트볼을 공략해 만든 것이라는 점이 놀라운 대목이다. 빠른 공과 장타력의 하락세가 선수의 내리막길을 의미한다면 박용택은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라는 걸 보여 주는 대목이다.

5일 잠실 NC전에서도 그의 패스트볼 장타 능력은 빛났다. 팀이 3-4로 추격을 허용한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4-1로 앞서다 7회 초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1점 차로 쫓긴 LG였다. 때문에 7회말 반격이 대단히 중요했다. 상위 타순에 걸린 만큼 어떻게든 달아나는 점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LG는 첫 두 타자가 모두 아웃을 당하며 2아웃에 몰렸다.

이때 박용택의 한방이 터졌다. 박용택은 바뀐 좌완 투수 강윤구의 초구 시속 144km짜리 패스트볼을 받아쳐 120m를 날리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불안한 리드에서 한 걸음 더 달아날 수 있는 중요한 한 방이었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박용택의 한 방이 결정적이었다"고 감사를 표했을 만큼 중요한 한 방 이었다.

역시 패스트볼을 받아쳐 만들어 낸 홈런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졌다. 박용택의 반사 신경이 여전히 꼿꼿하게 살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 홈런이었다.

김현수 부상으로 타선의 공백이 커진 상황. 여전히 빠른 대응이 가능한 베테랑 박용택이 있기에 그 위기감은 반감될 수도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