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vs 비달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부임하면서 ‘맹렬함(intensao)’을 키워드로 꺼냈다. 레이날도 루에다 칠레 감독은 한국전이 치열한(intenso)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신력과 조직력, 끝까지 투쟁심을 갖고 경기하는 면에서 한국이 우수하고, 칠레도 이런 장점이 있다”며 비슷한 성향이라고 했다. 

두 팀 모두 주 유니폼 색상은 붉은 색. 11일 밤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한국과 칠레의 경기는 압박과 속도의 전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점유하는 속도 축구, 벤투의 스타일은 칠레에 얼마나 통할까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 자신이 취임 회견에서부터 꾸준히 밝히고 있는 1) 경기를 지배하고 2) 공격 시 많은 기회를 만들고 3) 상대에게 기회를 적게 내주는 ‘경기 모델’을 만들고 있다. 점유하되 속도감있는 경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 빌드업 과정에 속도를 높였다. 풀백을 끌어올려 상대 지역으로 빠르게 공을 투입한 뒤 문전 마무리 과정에 가담하는 숫자를 높였다.

코스타리카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도 참가한 팀이지만 내한한 팀은 젊은 선수가 대거 포함된 세대교체 중인 팀이었다. 월드컵 이후 세대 교체를 진행하는 것은 모든 팀이 마찬가지지만 아직 정신 감독이 선임되지 않았고, 조엘 켐벨, 케일러 나바스 등 핵심 선수가 부상 및 클럽 사정으로 빠져 최상의 전력은 아니었다.

칠레는 기본적으로 코스타리카보다 강팀이고, 구성한 선수 면면도 정예다.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만 빠졌다. 

벤투 감독은 칠레전에 “플레이스타일이 상대와 무관하게 우리가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지, 특히 상대가 굉장히 강력한 상대이고, 능력도 좋고 기술이 좋은 강한 상대이기 때문에 그런 상대를 통해서도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벤투 감독도 “코스타리카전에 우리가 준비한 것이 분명 내일 경기는 그날과 다른 차원의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2-0 완승을 거둔 첫 경기만큼 쉽게 전개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칠레의 강한 압박을 풀기 위한 훈련을 최종 훈련 첫 본 세션에 진행하기도 했다.

▲ 정산 훈련을 소화한 손흥민 ⓒ연합뉴스


◆ “더 기술적인 팀” 칠레가 기대하는 루에다 감독 체제

칠레는 마르셀로 비엘사,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 등의 지휘를 받으며 전성시대를 열었다. 스리백과 포백의 자유로운 혼용, 강한 압박과 엄청난 속도의 역습으로 축구 강국에 일격을 가했다. 둘이 기틀은 다진 칠레의 색깔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당시 핵심 선수가 중원과 수비 라인에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을 중계하는 알도 스키아파세 칠레비시온 해설위원은 “루에다는 남미에서 많은 우승을 이룬 감독이다. 대표팀은 물론 클럽에서 실적이 크다. 루에다 감독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목표로 칠레를 더 기술적인 팀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칠레는 역습의 첨병이던 산체스와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를 이번 대표팀에 모두 제외했다. 아르투로 비달과 차를레스 아랑기스, 가리 메델이 이끄는 중원이 건재한 가운데 안젤로 엔리케스, 안젤로 사갈, 마르틴 로드리게스가 스리톱을 구성할 예정이다. 세 선수 모두 칠레와 멕시코에서 뛰고 있는 25세 이하 선수로 A매치 출전 횟수가 11회로 같다. 칠레의 새 시대를 열 선수들이다.

칠레는 당장 2019년 코파아메리카를 바라보는 ‘남미 챔피언’이기도 하다.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지 못해 무력한 여름을 보낸 칠레는 한국과 A매치를 통해 새 시대의 희망을 보고자 한다. 스키아파세 해설위원은 “칠레에서 아주 관심이 큰 경기”라고 했다. 칠레 언론 5개 매체와 15명의 기자가 아시아까지 원정 취재를 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스키아파세 위원은 “칠레는 현 시점 최고의 선수들로 왔다”고 했다.

▲ 칠레의 에이스 비달 ⓒ연합뉴스


◆ 손흥민 파트너는 황의조, 벤투호 예상 선발 명단

칠레전 사전 회견에는 황의조가 나왔다. 코스타리카전에 지동원을 60분간 출전시킨 벤투 감독은 이번 경기에 황의조를 선발 출전 시킬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은 원톱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회견에서 말했다.

“지금 우리는 최전방 공격수로 황의조, 지동원이 있다. 둘도 성향이 다르고 앞으로 어떤 공격수가 합류할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공격수들의 성향에 따라 세부적인 세밀한 것은 변할 수 있지만 큰 범위 내에서는 어느 선수가 됐든 많은 활동량과 움직임을 강조할 것이다. 특히 공격수들이 수비를 할 때, 볼이 없을 때 많은 움직임과 활동량, 수비 가담 요구하고 있다.”

황의조의 공격 파트너로 손흥민도 뛸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은 벤투호 주장으로 결정됐고, 향후 공격의 축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대신 토트넘홋스퍼 측과 11월 호주 원정 A매치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벤투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뛸 수 있는 컨디션”이라며 손흥민의 출전 여부를 묻자 코스타리카전처럼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배제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한국의 속도감에 핵심적인 선수다. 공을 달고 뛸 때, 없이 침투할 때, 마무리 슈팅을 할때 모두 차이를 만든다. 칠레에선 중원에서 빌드업하는 것은 물론 번개같이 문전으로 침투해 슈팅하는 비달이 이런 존재다. 한국과 칠레의 속도전의 키는 손흥민과 비달이 쥐고 있다.

근육에 통증이 있던 황희찬도 최근 훈련을 문제없이 소화했다. 아시안게임 공격 라인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이 칠레전에 동반출격할 가능성이 있다.

점검 단계라는 점에서 몇몇 포지션에 선발 선수가 바뀔 수 있다. 수비 라인은 벤투 감독이 개인미팅을 많이 하고 있는 김민재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있다. 첫 경기에 출전 시간을 조절해준 기성용도 중원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레프트백 포지션에 홍철 대신 윤석영이 점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원 강화를 위해 4-3-3 포메이션으로 전환해 주세종 혹은 장현수가 기성용, 정우영과 삼각형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 한국 vs 칠레 예상 라인업
한국(4-3-3): 김승규; 이용, 김민재, 김영권, 윤석영(홍철); 기성용, 주세종(장현수), 정우영; 황희찬, 황의조, 손흥민 
칠레(4-3-3): 아리아스; 이슬라, 로코, 마리판, 디아스; 아랑기스, 메델, 비달; 사갈, 엔리케스, 로드리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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