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타리카보다 강한 칠레는 '평가'의 측면에서 더 좋은 상대가 될 수 있다. ⓒ곽혜미 기자
▲ 코스타리카보다 강한 칠레는 '평가'의 측면에서 더 좋은 상대가 될 수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코스타리카전 결과에 들뜰 것 없이 칠레전 역시 '평가'에 집중해야 한다. 이번 경기에선 무엇을 챙겨가야 할까.

한국은 11일 밤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KEB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를 치른다.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가 시끌시끌하다. 디에고 발데스가 인종 차별 행위로 한국 팬들의 '전의'에 불을 붙였다. 코스타리카를 파울루 벤투 감독이 공언한 대로 내용에서, 결과에서 모두 압도하면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 하지만 대표 팀 차원에서 보면 역시 '평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경기다. 막강한 칠레를 상대로 어떤 점을 챙겨가면 좋을까.

▲ 벤투 감독 역시 '완벽한 경기력'을 원하지 않는다.

"경기를 지배하고, 이를 통해 공격 시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그러면서 상대에겐 기회를 적게 내주는 부분을 우리 스타일로 만들었다. 선수들이 잘 이행해주면 하는 바람이다." - 파울루 벤투 감독

칠레는 2015년 코파아메리카, 2016년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를 연이어 우승했다. 최전방부터 강력하게 압박하고 빠르게 역습하는 축구를 구사했다. 비록 남미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했지만 현재 칠레가 기록하고 있는 FIFA 랭킹은 12위다. 

레이날도 루에다 감독은 월드컵 남미 예선을 마친 올해 1월 지휘봉을 잡았다. 코파아메리카 2연패로 전성기를 이끌었던 곤살로 하라, 쟝 보세주르, 호르헤 발디비아 등 연령대가 높은 선수들을 제외하고 어린 선수들을 선발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세르비아, 폴란드를 상대로 1승 1무를 거둘 만큼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에두아르도 바르가스가 소집되지 않았지만 칠레는 여전히 어려운 상대다.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가 출범하고 2번째 경기, 진짜 시험대다. 핵심 멤버 여럿이 빠진 코스타리카는 한국에 앞서는 팀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하고 싶은 것들을 큰 무리 없이 다 하고 왔다. 하지만 한국이 목표로 하는 대회에서 마음껏 경기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더 강한 저항에 시달리고, 때론 한국이 열세에 놓일 경기도 있을 것이다.

코스타리카전이 '압도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난 경기였다면, 칠레는 한국보다 강한, 최소 대등한 경기를 치를 팀이다. 

일단 코스타리카전에서 공격 전개는 합격점을 줄 만했다. 공격 중심에 섰던 남태희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었고, 홍철-이용 두 풀백의 전진도 인상적이었다. 좌우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시킨 기성용-정우영 조합도 좋았다. 다만 칠레전에선 한국이 마음껏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서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빼앗고 빼앗기는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칠레 역시 한국처럼 강도 높은 압박을 전개하는 팀이다. 아르투로 비달, 가리 메델, 마우리시오 이슬라, 차를레스 아랑기스 등 유럽에서도 잔뼈가 굵은 선수들을 상대로 '압도하는 경기'를 펼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한국도 수세를 맞게 될텐데, 이 때에도 빠르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체력적으로도 90분을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할 기회다. 

뒤로 물러나 수비부터 펼치는 코스타리카와 다른 경기 운영을 준비해야 한다. 공격적으로도 칠레 공격수들의 역량이 더 높다. 수비 라인을 높이는 운영에서 선수들이 잘 버틸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한국 수비진은 빠르고 기술적인 공격수들에게 고전하곤 했다.

정면 힘싸움이 예상되고 또 그렇게 맞서야 하는 경기다. 적극적인 경기 운영을 여전히 유지하면서 현재 상황에서 팀의 장단점을 발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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