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최홍석(오른쪽)의 손을 붙잡고 격려하는 신영철 감독 ⓒ 천안, 한희재 기자

▲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는 우리카드 선수들 ⓒ 천안,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천안, 조영준 기자] "우리 선수들은 올 시즌 좋은 리듬에서 경기하다가 흔들리는 점을 바꿔야 합니다. 선수들과 이 점에 대해 많이 얘기하고 있어요. 훈련할 때도 공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어야 합니다. 대충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죠. 한 달에서 두 달 뒤에는 팀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영철 감독의 우리카드 체질 개선 프로그램이 한창 진행 중이다. 신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의 지휘봉을 잡았다. 막상 선수들을 지도해보니 강팀이 되기 위해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게 보였다. 좋은 경기 흐름을 유지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고질적인 약점을 극복하는 점이 우선 과제였다. 또한 선수들의 기본기를 다듬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 2017~2018 시즌 우리카드는 14승 22패로 6위에 그쳤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우리카드는 중요한 고비처에서 자체 범실로 무너지는 고질적인 약점이 있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팀 리시브와 수비 순위에서 모두 6위에 그쳤다.

이런 약점은 올 시즌 초반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2018~2019 시즌 개막 이후 열린 4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4연패에 빠지며 최하위로 떨어진 우리카드는 29일 우승 후보 현대캐피탈을 만났다.

▲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아가메즈 ⓒ 천안, 한희재 기자

우리카드는 자칫 5연패에 빠질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23 25-22 25-23)으로 눌렀다. 만만치 않은 상대인 현대캐피탈을 잡은 우리카드는 뒤늦게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경기를 마친 신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중요한데 잘해줬다"며 칭찬했다. 이어 "기술적으로는 범실이 줄었고 서브도 잘 들어갔다. 다른 경기와 비교해 리시브도 잘 버텼다"고 평했다.

우리카드는 '높이의 팀'인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블로킹 싸움에서 6-4로 우위를 점했다. 신 감독은 날개 공격수인 최홍석을 중앙에 세우는 전략을 시도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만 4명을 투입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이런 선수 기용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신 감독은 "경기 전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블로킹을 주문했다. (최)홍석이는 점프가 뛰어나고 손 모양도 좋다. 홍석이가 잘해줬고 (선수 기용은) 상황에 따라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의 선수 구성은 대한항공과 더불어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탄탄하다. 그러나 주전 세터 이승원이 부상으로 빠졌고 신인 이원중이 코트에 섰다. 아직 프로 경험이 많지 않은 이원중은 팀 공격수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상대 팀의 문제점을 놓치지 않은 우리카드는 앞선 경기와 비교해 집중력이 살아났다. 여기에 나경복이 19점을 올리며 자기 소임을 톡톡히 해냈다.

나경복은 신 감독과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콜롬비아)가 온 뒤 팀에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제일 많이 바뀐 것은 기본기의 중요성이다. 감독님이 이 부분을 강조하시고 아가메즈도 기본기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나경복과 하이파이브하는 신영철 감독 ⓒ 천안, 한희재 기자

우리카드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아웃사이드 히터의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나경복과 최홍석 등은 물론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뽑힌 황경민도 버티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대학에서 리시브와 수비 대신 공격에 치중했다는 점이다. 공격력은 뛰어나지만 리시브와 수비에서 기본기가 부족한 선수들이 즐비한 점도 우리카드의 문제점이다.

최홍석은 "(감독님이) 기본기를 많이 강조하신다. 선수들은 지금 부족한 점이 많지만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가메즈의 영향력에 대해 그는 "아가메즈는 투지가 강한 선수다. 코트에서는 파이터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점을 직접 보여준다"고 밝혔다.

탄탄한 기본기와 실전 경기에서 드러나는 강한 정신력은 이른 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신 감독은 "코트에서는 플레이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훈련할 때도 마찬가지다. 공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 대충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코트에서 나타나는 근성과 탄탄한 기본기를 강조한 신 감독은 "한 달이나 두 달 뒤에는 팀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카드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1승 4패를 기록한 우리카드는 다음 달 4일 한국전력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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