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7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SK 로맥이 솔로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SK 로맥은 홈런 타자다. 정규 시즌에서 43개의 홈런을 때려 내며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단순히 구장 규모가 작은 문학 구장을 홈으로 쓰는 이점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로맥은 43개의 홈런 중 절반이 훌쩍 넘는 26개의 홈런을 원정 경기에서 뽑아냈다.

7일 인천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3차전서도 홈런으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로맥은 1회 선제 스리런 홈런을 친데 이어 8회 쐐기 솔로포를 터트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첫 홈런은 몸이 덜 풀린 선발투수 이용찬을 공략해서 만들었고 8회 홈런은 두산의 필승조 박치국을 상대로 뽑아냈다.

두산이 8회에도 박치국을 냈다는 건 2-4로 뒤진 상황에서도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로맥의 홈런은 그런 두산의 계산을 무너트리는 한 방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홈런 숫자만으로 로맥의 가치를 평가할 순 없다. 보통의 홈런은 발사각, 타구 스피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만들어진다.

로맥은 다르다. 반드시 완벽한 조건이 아니더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를 그저 홈런 타자로 가둬 두기 어려운 이유다.

로맥의 가장 큰 장점은 발사 각도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꼭 이상적인 발사 각도가 아니더라도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타구 스피드와 파워를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발사각은 21도에서 30도 사이에 형성된다. 로맥은 이 구간에서 2.405의 빼어난 장타 능력을 뽐냈다.

하지만 이 구간이 아니어도 로맥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특히 31도 이상의 타구 구간에서도 장타를 펑펑 뽑아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맥은 31도에서 40도 사이 구간에서도 1.463의 높은 장타율을 기록했다. 보통의 타자들이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날 수 있는 각도를 이른바 배럴 타구(타율 5할 이상, 장타율 1.500이상)에 가깝게 만들어 냈다는 걸 뜻하는 수치다.

발사 각도가 40도에 가까워지면 플라이 아웃 확률이 크게 늘어난다. 힘껏 쳐도 너무 높게 떠오르며 그라운드 안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KBO 리그에서 31도에서 40도 사이 평균 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2할7푼1리, 40도 이상은 6푼3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로맥은 이 발사각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넥센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뽑아낸 홈런이 대표적인 예다. 로맥은 이날 1회 스리런 홈런을 뽑아내며 분위기를 SK 쪽으로 끌고 왔다.

당시 홈런의 발사 각도는 48도나 됐다. 거의 홈런이 되기 힘든 발사각이라 할 수 있다. 48도의 발사각 타구가 홈런이 된 것은 한국 프로 야구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로맥은 이 타구를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파워가 뛰어난 타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수치다.

로맥은 땅볼에도 강하다. 평균 타구 속도가 145.6km로 빠르다 보니 땅볼 가능성이 높은 10도 이하 구간 타율도 매우 높다.

로맥은 팀 내에서 10도 이하 타구 타율이 가장 높다. 10도 이하로 타구가 형성됐을 때도 4할1푼1리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로맥을 단순한 홈런 타자의 바운더리에 가둬 둘 수 없는 이유다. 로맥은 이상적 발사각이 아니어도 안타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SK의 찬스 때 더욱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보다 다양한 발사각에서 강점을 보였다는 것은 꼭 정타가 아니더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로맥은 홈런 타자지만 반드시 좋은 조건이 형성돼야만 결과를 만들 수 있는 타자가 아니다. 그의 존재감이 더욱 도드라지는 이유다.

로맥의 세부 데이터는 그가 보여 지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지니고 있는 타자라는 것을 알려 주고 있다. 남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그의 방망이에 보다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자료 제공 : 애슬릿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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