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는 7일 인천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2볼넷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가을 야구를 할 때가 되면 늘 고개를 숙였던 켈리다. 이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승리가 없었다. 지난 2일 넥센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도 5점 차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2.2이닝 동안 5실점(3자책점)하며 무너진 바 있다.
이날은 달랐다. 4회까지 볼넷 1개만 내주는 완벽투를 펼쳤다. 5회 첫 타자가 실책으로 출루한 뒤 흔들리며 2점을 내줬지만 더 이상의 추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6회 실책으로 시작된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대목은 경기 후 힐만 감독으로부터 "이날 경기의 승부처이자 승인"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빼어난 투구였다. 위기가 없진 않았지만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투구가 돋보였다.
체인지업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컷 패스트볼(커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돋보이는 투구였다.
켈리 스스로 몇몇 장점 속에 자신을 가둬 두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역투였다.
켈리는 빠르고 힘 있는 패스트볼이 장기다. 평균 구속 140km대에 육박하는 체인지업은 그런 켈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구종이다.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경기에서 체인지업은 비중이 꽤 높았다. 23%로 포심 패스트볼 다음으로 구사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정규 시즌에서 잘 먹혔던 체인지업이 포스트시즌만 되면 말을 잘 듣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상대가 그만큼 켈리의 체인지업에 준비가 돼 있었다는 걸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