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영수.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배영수가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를 뒤로하고 해외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배영수는 26일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한화 시절 후배였던 좌완 투수 김범수와 동행했으며 새해부터는 우완 투수 김민우도 함께할 예정이다.

이것저것 챙길 것 많은 연말연시다. 하지만 배영수는 이런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았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체력 훈련을 충실히 해 왔다. 이번 캠프에선 실전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 1차 목표다.

또한 오키나와 캠프에서 중점적으로 가다듬게 될 것은 패스트볼의 회전수다. 캐치볼 훈련량을 크게 늘렸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을 패스트볼 회전을 확인하는 데 쓸 예정이다.

정상 불펜 투구까지 가지는 못하지만 볼의 회전수를 체크하고 늘리는 훈련은 캐치볼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 어떤 그립과 어떤 포인트까지 힘을 끌고 나오면 회전수가 늘어나는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볼의 구속은 떨어졌지만 회전수를 늘려 볼 끝의 움직임을 살려보겠다는 의지다. 배영수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런 훈련을 통해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해 왔다.

그 결과 9이닝당 탈삼진 숫자가 지난해 6.05개에서 올 시즌 7.60개로 1개 이상 많아지는 효과를 봤다.

배영수는 매년 자비를 들여 해외 개인 훈련을 해 왔다. 그 결과 팀의 대표 베테랑 투수인데도 2월1일 캠프가 시작되면 바로 불펜 피칭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몸 상태를 끌어올려 놓고 있다.

이번 훈련도 마찬가지다. 체력 훈련을 꾸준히 이어 가며 캐치볼 횟수를 점차 늘려 정상 투구가 가능한 수준까지 팔과 어깨를 단련한다는 계획이다.

배영수는 "지금 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말 칼을 갈고 있다. 두산이 어렵게 나를 선택해 주었다. 그 선택에 보답하고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 줘야 한다. 어떤 보직과 책임이 주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내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힘껏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연스럽게 지도자 수업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이번 훈련은 의미가 있다. 김범수와 김민우는 한화가 주목하고 있는 최고의 유망주들이다. 그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모두 전수해 주는 것이 이번 미니 캠프의 또 다른 목적 중 하나다.

배영수는 "범수와 민우는 내가 한화에 입단하면서부터 눈여겨봐 온 후배들이다. 정말 좋은 재능을 갖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언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둘 다 내년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해서 팀에도 좋은 결과를 안겨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영수에겐 늘 '현역 최다승 투수'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만큼 많은 경험이 그의 어깨에 쌓여 있다. 그 노하우들을 후배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하며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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