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올스타전에서 깜짝 투수로 나선 강백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강백호(20·KT)는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적으로 신인왕까지 내달렸다. KT는 물론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어나갈 차세대 기수라는 점을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붙어있던 물음표는 성적으로 지웠다. 138경기에 나가 타율 2할9푼, 29홈런, 84타점, 10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8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고졸 야수로는 데뷔 시즌 최다 홈런이라는 기념비도 남겼다. 2년차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또 다른 방향에서도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바로 KBO 리그에서는 자취를 감춘 지 한참 된 ‘투타겸업’의 부활이다.

메이저리그(MLB)나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투타겸업은 희귀하다. 오타니 쇼헤이(25·LA 에인절스)가 그토록 큰 관심을 받았던 결정적 이유였다. 분업화가 철저한 이 시대에서는 그만큼 성공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 과업을 수행할 만한 잠재력이 있는 선수가 바로 강백호다. 고교 시절 투수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입단 당시에도 포지션이 관심사였다. 성공 여부를 떠나 도전 여부만으로도 큰 관심사가 될 만하다.

최근 동향은 이 관심에 불을 붙였다. 이강철 KT 신임 감독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강백호의 투타겸업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시속 150㎞의 공을 던지며 세간을 놀라게 했던 강백호의 반응도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2019년 강백호의 투타겸업은 현실화될까. 일단은 신중론에 가깝다. KT의 한 관계자는 “감독님이 애리조나 캠프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으신 것 같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야기하신 것이라 보면 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강백호의 인터뷰에 대해서도 “팀에서 요구하면 하겠다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구단 차원에서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

하지만 마냥 “안 된다” 쪽으로 몰고 갈 이유도 없다. 미리부터 한계를 정할 이유는 없는 까닭이다. 성공이 가져다 줄 여러 장점도 외면하기 어려운 매력이다. 몇몇 난제를 이겨내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먼 미래에는 점차 비중이 확대될 수 있다. 

김진욱 전임 감독이 강백호의 투타겸업을 부정적으로 봤던 것은 결국 부상 문제였다. 투수와 야수는 쓰는 근육 자체가 다르다. 철저한 준비와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 어려움을 갓 데뷔한 고졸 신인에게 강요할 수는 없었다. 투수로 성적이 나지 않으면 야수 포지션에서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었다. 일단 하나부터 완성되는 것이 필요했다.

이런 문제점이 1년이 지난 지금 싹 지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전향적인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적은 이유다. 그러나 차분하게 준비한다면 지속적으로 이슈를 생산할 파급력이 있다. 과정이 순조롭다는 가정 하에, 올해는 그 가능성을 타진할 중요한 시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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