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원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겨울은 따뜻했다. 크게 머리 아픈 일 없이 부를 얻었다. 실력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재원(31·SK)은 멈춤이 없다. 이제는 팀과 자신의 명예를 위해 싸운다는 생각으로 뭉쳤다. 

SK와 4년 총액 69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이재원은 최근 다른 것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단맛, FA 계약의 단맛에 조금은 쉬어갈 법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마음이 더 조급하다. 지난해보다 준비가 조금 늦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2017년 시즌 뒤에는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참가를 자청했다. 타격 훈련에 집중하면서 혹독한 감량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FA 계약까지 겹쳐 그런 과정을 그대로 밟을 수 없었다. 이재원이 자신을 사정없이 몰아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재원은 “계속 훈련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작년과 똑같은 일정이다. 그런 루틴을 유지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하면서 스스로를 벼랑 끝까지 몰아세우고 있다. 

힘든 과정 끝에 찾아온 열매를 잘 아는 이재원이다. 그래서 아예 강제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계획을 짰다. 이재원은 후배인 이현석 박승욱과 함께 11일 괌으로 떠나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2년 연속 후배들의 훈련비용을 대주며 리더십까지 과시했다. 이재원은 “지금까지는 꾸준하게 훈련을 잘 했으니 괌에 가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캠프에 가면 살이 찔 일은 없다. 빨리 떠났으면 좋겠다”고 껄껄 웃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FA 계약이 주는 공통점은 동기부여다. 이재원은 FA 계약에 성공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제는 지난 일이다. 이재원은 “앞으로 4년만 하고 은퇴할 것은 아니다. 4년 뒤에 새로 기회가 있다.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좋은 계약을 하면서 동기부여가 더 생겼다”고 했다. 

당분간은 돈에는 신경 쓰지 않고 살아도 된다. 4년간 69억 원은 보장을 받았다. 어쩌면 이제는 명예와의 싸움이다. 이른바 ‘먹튀’ 소리를 듣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왕 여기까지 온 것, 이제는 최고 포수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다시 뛸 때도 됐다. 이재원도 이에 고개를 끄덕인다. 이어 “우리가 진정한 강팀 반열에 올라야 한다. 상대팀이 볼 때 까다로운 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부터는 쉴 새 없는 일정이 이어진다. 이재원은 “작년에 비하면 5일 늦게 출발해 5일 늦게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개인훈련과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 출발 사이의 공백기를 아예 없앴다. 지난해 얻은 교훈이다. 이재원은 “짧은 공백 기간이었지만 그것도 힘들었다”면서 “쉴 시간 없이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꾸준하게 잘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명예를 향한 이재원의 새로운 시작이 이제 출발 신호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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