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11번째 골목 회기동에서 첫 발을 똈다. 제공|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영상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기본으로 돌아간 '골목식당'은 회기동의 반전을 쓸까.

지난 23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회기동 벽화골목 첫 번째 편이 전파를 탔다. 최초의 솔루션 포기, 사실상 통편집으로 얼룩진 청파동 하숙골목을 떠나 새로 찾은 골목을 처음 소개하는 방송이었다. 논란을 의식한 기색이 역력했다. '골목식당'은 새로 소개하는 식당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한편, 어떻게 이들이 '골목식당'에 출연하게 됐는지, 이들 가게의 사장님들은 왜 '골목식당' 출연을 수락했는지를 '이유'를 설명하는 데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방송에서는 회기동 식당들 가운데 세 곳이 소개됐다. 18년간 직원으로 일하다 드디어 사장님이 돼 본인의 가게를 오픈했다는 피자집, 부모님이 시작한 20년 가업을 이어받은 가성비 끝판왕 닭도리탕집, 동네상권에서 대학상권으로 옮겨왔다는 부부 사장님의 고깃집이 등장했다.

평가는 각기 달랐다. 준비 안 된 피자집을 2번이나 경험했던 백종원은 3번째 회기동의 피자집 피자를 먹고 "그동안 피자에 배신당했던 걸 생각하면 눈물이 나려고 한다"고 감회에 젖었고 "피자와의 악연 끝"을 선언했다. 3개 메뉴가 모두 훌륭하다는 맛 평가를 받은 피자집은 잘 알려지지 않아 장사가 되지 않았을 뿐, 주방관리 또한 '퍼펙트'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회기동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는 닭볶음탕집은 닭 한마리 반이 들어가는 대(大)자가 2만원이라는 끝판왕급 가성비로 일단 시선을 자극했다. 완성도 있는 국물맛, 6000원짜리 고기 떡볶이도 백종원의 흥미를 자극했다. 다만 큰 닭을 초벌 조리 없이 사용하는 터라 살에 양념이 잘 배어들지 않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20년을 그대로 사용한 주방 설비 또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골목식당'에 처음 등장한 고깃집은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갈비탕과 육개장 등 메뉴의 완성도가 떨어졌고, 갈빗살과 벼갈빗살 등 1인분 1만2000원 대의 고기 메뉴들 또한 대학 상권과 어울리지 않는데다 개성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 백종원이 준 점수는 "점심메뉴 0점, 저녁메뉴 30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평생 모은 5000만원으로 좋은 곳에서 가게를 내보자는 생각에 회기동에 고깃집을 냈다는 사장님의 절실한 고백은 MC들은 물론 시청자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전국적으로 욕 먹는 게 문제가 아니다"며 더이상 갈 곳이 없다고 고백한 사장님은 냉철한 평가와 진심어린 조언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음을 고백했다. 

'골목식당'은 모로 가도 솔루션만 성공하면 되는 컨설팅 프로그램이 아니다. '골목식당'이 1년 만에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 된 건 평범한 사람들이 흘린 땀방울이 헛되지 않길 바라는 진심어린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양도 자세도 안 된 청파동의 '빌런' 사장님들을 보며 시청자들이 들끓었던 건 당연한 일이다. 쇠락한 골목상권을 살려놓겠다는 원대한 포부에 갇혀 시청자의 마음 얻기에 실패했던 '골목식당'의 새로운 골목 이야기는 일단 제대로 첫 발을 뗀 것 같다. 역시 위기의 순간 필요한 건 역시 초심과 기본이다.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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