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전 NC 김경문 감독은 2008년 올림픽 야구에서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누구도 쉽게 가질 수 없는 이력. 그러나 선동열 전임 감독 재임 기간에는 그 경험을 앞세워 훈수를 두기보다 현직자를 존중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가 다시 대표팀을 맡게 된 이때, 선동열 감독을 향한 김경문 감독의 배려는 이제 곧 자신을 향한 '존중'을 의미하게 됐다.   

"무거운 자리다. 힘을 실어줘야 한다."

2017년 야구 대표팀 전임 사령탑으로 선동열 감독이 취임한 뒤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 운영에 대한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꺼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임자의 말이 선동열 감독에게 압박으로 돌아가지는 않을지 걱정했다. 

선동열 감독 사퇴의 기폭제가 된 '전임 감독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에도 이유는 있다. 그런데 전임 감독제가 왜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야구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감독을 뽑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전임 감독제의 필요성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감독을 뽑을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불어 선동열 감독의 결단이 있었다. 그는 현역 감독 복귀 가능성이 있음에도 2020년까지 임기 3년 반 동안 대표팀을 맡기로 했다. 연봉 2억원보다 더 많은 것을 내려놓았으나 외풍에 휘말려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선동열 감독 사퇴 이후 하마평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이었지만 그가 제안을 받더라도 수락할지는 미지수였다. 국정감사 촌극이 반 년도 지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선동열 감독을 걱정했던 것처럼, 이제는 야구계와 KBO가 그를 존중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선수 선발권이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외부 입김에 반발했다. 예선을 치른 뒤 본선을 앞두고 사표를 던졌다. 기술위원회가 그린 밑그림 안에서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 부담을 느꼈다. 

이 문제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KBO는 선동열 감독 체제에서 기술위원회를 두지 않았다. 이번에는 기술위원회가 부활한 뒤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 선발권부터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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