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학주. ⓒ스포티비뉴스 DB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삼성 라이온즈 유격수는 김상수다. 지난해까진 그랬다. 하지만 어쩌면 이 표현은 과거형이 될 수도 있다. 만만치 않은 라이벌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해외파 신인 이학주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야구에서 기본기를 익힌 이학주는 지난 마무리 캠프에서 코칭스태프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애당초 밑그림은 김상수가 유격수를 맡고 이학주가 2루를 책임지는 것으로 그려지는 듯했다. 이학주는 마이너리그 시절 2루수 경험도 갖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양상이 조금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김상수가 붙박이 유격수가 아닌 경우의 수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일단 유격수 자리를 놓고 김상수와 이학주를 경쟁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우위를 보이는 선수를 유격수로 쓰겠다는 뜻이다.

김상수의 주전 프리미엄은 사라진 상태다. 유격수로서 이학주가 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 준다면 삼성의 주전 유격수는 바뀔 수도 있다.

박진만 삼성 수비 코치는 "처음엔 이학주를 2루로 보내는 안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마무리 캠프를 거치며 변화가 생겼다. 감독님께서 굳이 서둘러 결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히셨다.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경쟁에서 이기는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연시되던 이학주의 2루 전향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만큼 이학주가 마무리 캠프에서 보여준 임팩트가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학주가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 어떤 것들이 코칭스태프 마음을 흔든 것일까.

박 코치는 '기본기'를 먼저 이야기했다. 유격수로서 기본기가 탄탄하게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박 코치는 "이학주는 기본기가 참 잘돼 있다. 미국에서 야구를 잘 배워 온 것 같다. 유격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모두 보여 주고 있다. 본인도 실제 선진 야구를 경험하고 부딪히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을 것이다. 좋은 것들을 많이 갖고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189cm의 큰 키를 갖고 있지만 자세가 낮고 유연하다는 것도 이학주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낮은 자세는 내야수의 기본이다. 일단 가장 낮은 곳을 커버할 수 있어야 여유 있게 볼 처리가 가능하다. 자세가 높은 야수는 글러브를 들어 올리는 시간이 짧아 공을 오래 기다리기 어렵다. 이런 유형은 야수 앞에서 갑자기 가라앉는 타구에 약점을 보일 수 밖에 없다. 이학주의 낮은 자세는 이런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코치는 "처음엔 너무 키가 큰 것이 아닌가 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자세가 매우 낮게 형성되더라. 실수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큰 키가 공격적인 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수가 FA로 잔류하며 삼성은 좋은 유격수 요원 두 명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스프링캠프에서 나타나게 될 결과는 어떤 것일까. 이학주의 도전에 김상수가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학주의 가세가 삼성 내야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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