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이재국 기자 / 김동현 영상 기자] "은퇴하기 전에 최다안타왕을 꼭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독기가 묻어났다. 말하는 눈빛은 다부졌다. 프리에이전(FA) 계약이 늦어진 한화 이용규(34)가 전에 없이 구체적인 목표까지 밝히며 올 시즌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 한화 이용규가 20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독기 어린 눈빛으로 타격폼을 잡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이용규는 20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가장 늦게까지 방망이를 돌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신인급 선수들의 엑스트라 훈련이 끝난 시점에도 홀로 백스톱의 그물 앞에서 전력을 다해 토스배팅을 이어나갔다. 그야말로 배팅 머신처럼 방망이를 쉬지 않고 돌렸다.

훈련이 끝난 뒤 땀에 젖은 언더셔츠를 갈아입은 그는 "오키나와에 온 뒤 그동안 웨이트트레이닝에 치중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이제 몸이 된 것 같다. 오늘은 타격감을 끌어올리려고 방망이를 많이 돌렸다. 이젠 실전에 나서도 될 것 같다"며 홀로 늦게까지 타격훈련에 매진한 이유를 설명했다.

▲ 한화 이용규가 20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홀로 가장 늦게까지 토스배팅에 열중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이용규는 지난겨울 생애 두 번째 FA 선언을 했지만 계약(2+1년 총액 26억원)이 늦어져 마음고생을 했다. 1월 30일에 계약하면서 출국 준비가 늦어져 스프링캠프에 하루 뒤 합류했다. 그러나 프로선수의 자세가 몸에 배인 그답게 “이젠 FA 계약은 잊었다"며 앞날만을 바라봤다. 오히려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그는 지난해 134경기에 출장해 3할타율 달성에 실패했다. 0.293(491타수 144안타)에 그쳤다. 다른 선수라면 모를까 '3할 보증수표'로 인식돼 온 이용규이기에 팬들에게도 어색한 수치였고, 스스로에게도 납득이 가지 않는 기록이었다. 통산타율은 3할대(0.302)를 유지했지만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타율도 타율이지만 테이블세터로서 제몫을 다하기 위해서는 안타수와 출루율을 끌어올려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2006년 이후 생애 두 번째 최다안타왕에 오르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동안 목표를 물어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던 그이기에 '최다안타'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 한화 이용규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 목표를 밝히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올해 본인에게 스스로 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그는 "파이팅해!"라고 기운을 불어넣었다. 이어 ‘올 시즌 개인적으로 꼭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최다안타왕 한 번 더 해"라고 큰소리로 대답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항상 욕심나는 타이틀이었는데 프로 들어와서 지금까지 한 번밖에 해본 적이 없어서 은퇴하기 전 최다안타왕은 정말로 한 번 더 해보고 싶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항상 최다안타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막상 타이틀을 따낸 것은 2006년이 유일했다.

'이용규라면 은퇴하기 전 200안타를 한 번 쳐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에 그는 "당연히 그러고 싶긴 하다"며 웃더니 "2016년에 페이스가 정말 좋았다. 그때 200안타를 했어야하는데 막판에 부상으로 경기에 많이 결장한 것이 너무 아쉽다"고 돌아봤다. 그해 113경기에서 159안타를 때리며 타율 0.352를 기록했다. 31경기나 결장하고도 159안타를 뽑아냈다. 역으로 31경기에 더 출장했다면 산술적으로 203개의 안타를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였다.

이용규는 "지난해는 아프지 않았던 것 빼고는 개인적으로 내세울 게 없었다"면서 "올해는 팀에 도움이 되는 안타수와 출루율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 내가 앞쪽에서 안타를 많이 때리고 출루율을 높여야 팀 득점력이 높아진다. 팀이 더 높은 순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결국 내가 더 잘해야 한다"며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을 드러냈다.

▲ 한화 이용규가 외야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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