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리 감독의 선택은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첼시가 어떻게 '한결 같은' 맨체스터시티에 맞설까.

첼시와 맨체스터시티는 25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19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수확하는 '우승 컵'을 걸고 두 팀 나름대로 칼을 갈고 있을 것이다.

최근의 기억만 떠올린다면 맨시티의 압승을 예상할 이들이 많을 것이다. 불과 2주 전인 11일 맨시티는 첼시를 홈으로 불러들인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6골 맹폭을 퍼붓고 6-0으로 이겼다. 전반 25분께 벌써 4골을 몰아넣고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사실상 '라이벌전'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이 맞대결 직후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전방 압박과 세밀한 후방 빌드업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는 이른바 '사리볼'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이 비난은 첼시가 19일 맨유와 FA컵 경기에서 0-2로 완패하면서 다시 한번 거세졌다. 이 경기에서도 맨유와 정면 대결에 나섰지만 결국 첼시가 먼저 무너지고 말았다.

반면 맨시티의 경기력은 꾸준하다. 사리 감독과 비슷한 철학을 갖고 있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도 전방 압박, 후방 빌드업, 패스 중심의 짧은 공격 전개, 측면 공격 활용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경기를 펼친다. 그 어떤 팀을 만나도 맨시티의 경기 철학이 바꾸는 경우는 거의 찾기 힘들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3번째 시즌을 보내면서 선수단 구성도 변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의 스타일이 팀에 잘 녹아든 '완성형 팀'으로 볼 수 있다.

첼시로선 지난해 12월 벌어졌던 2018-19시즌 첫 맞대결을 기억해야 한다. 첼시는 16라운드를 안방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치르며 맨시티를 2-0으로 셧아웃했다. 맨시티가 무려 61.3%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유효 슈팅은 단 4개에 불과할 정도였다. 사리 감독의 수비 전술이 맨시티를 효과적으로 막았다.

하지만 당시 첼시가 버텨낸 이유는 '전방 압박'이 아니었다. 첼시는 당시 완전한 수비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현실적' 운영을 펼쳤다. 당시 첼시는 좌우 풀백 마르코스 알론소와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르로이 사네, 리야드 마레즈에게 공간을 주지 않고 측면으로 적극적으로 나갔다. 벌어지는 포백의 좌우 간격은 조르지뉴를 비롯해 은골로 캉테, 마테오 코바치치가 수비 라인에 가담해 커버했다. 포백 운영이지만 미드필더 덕분에 파이브백처럼 좁은 좌우 간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역습과 세트피스에서 각각 1골을 뽑아내고 승리했다.

반면 26라운드 '리턴 매치'에선 맨시티가 첼시의 측면을 집요하게 공격하면서 결과를 냈다. 사실상 왼쪽 측면에 배치된 라힘 스털링이 아스필리쿠에타에 우위를 점하면서 첼시를 침몰시켰다.

결국 첼시가 어떤 전략으로 경기에 나설지가 관건이란 뜻이다. 사리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고수하며 결과를 내려고 할까, 아니면 경질 위기 속에 다시 한번 수비에 무게를 두고 역습을 노릴까. 지향점과 과정 모두 중요하다지만,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우승이란 목표를 두고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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