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파
[스포티비뉴스=홍은동, 김도곤 기자] "음…이건"

해외축구를 뜨겁게 달군 사건, 케파(첼시)의 교체 거부 사태다.

첼시는 25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해 우승을 놓쳤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시즌 초 상승세가 뚝 떨어졌고, 선수단과 불화설에 휩싸이는 등 경질 칼바람 앞에 놓였다. 리그컵이 중요도가 떨어지는 대회였지만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우승 트로피가 필요했다. 하지만 절실하게 원한 트로피는 맨시티 손에 들어갔다.

흔치 않은 광경도 나왔다. 팽팽한 흐름으로 진행된 연장 후반 13분 케파가 고통을 호소했다. 사리 감독은 곧바로 윌리 카바예로를 준비시켰다. 카바예로는 트리이닝복까지 벗고 대기했으나 교체는 위뤄지지 않았다. 케파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의료진이 케파의 상태 확인을 투입했으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사리 감독은 "모두 오해에서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고, 케파 역시 "절대 불순한 의도가 아니었고 사리 감독을 존중한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케파의 설명은 의료진에게 괜찮다고 말했으나 경기 종료가 얼마 나지 않은 시점이다보니 벤치까지 뜻이 빠르게 전달되지 않았다. 결국 소통 문제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오해라고 해명했지만 비판 여론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전 첼시 감독인 루드 굴리트는 "미쳐버릴 상황이다. 감독이 지시하면 따라야한다"고 했고 앨런 시어러 역시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 직접 필드에서 골키퍼로 뛴 선수의 생각은 어떨까? K리그 레전드 골키퍼 발레리 사리체프, 신의손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신의손 김해시청 코치에게 질문했다.

신의손 코치는 2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9 K리그 아카데미 '외국인선수과정 HELLOE K LEAGUE' 교육에 참석했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긴 신의신 코치가 외국인선수들을 대상으로 K리그를 알렸다.

강연이 끝난 후 신의손 코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신의손 코치는 "요즘 코치로 일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근황을 알렸다. 나이 차이가 많은 외국인선수들을 보며 "젊은 선수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 신의손 코치 ⓒ 스포티비뉴스
신의신 코치에게 케파의 행동이 어떻게 봤냐고 물어봤다. 첫 대답은 "응?"이었다. 카라바오컵 결승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의손 코치는 "어제 오늘 너무 바빠서 경기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문제가 된 장면을 보여줬다.

신의손 코치는 영상을 여러 번 다시 보여달라고 하면서 상황을 분석했다. 케파에 대한 비난 연론이 쏟아졌는데 신의손 코치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케파와 사리 감독이 해명한 쪽에 무게를 실었다.

신의손 코치는 "음…이건 커뮤니케이션 문제 같다. 의료진이 중간에서 소통을 잘 못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신의손 코치는 "분명 케파는 '난 뛸 수 있다'고 한 것 같은데 벤치에서 교체를 준비했다. 의료진이 빠르게 케파의 뜻을 전달했어야 하는데 그런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팀닥터가 도대체 누구냐? 잘잘못을 따지자면 이건 의료진 잘못이다"고 설명했다.

케파에게 잘못된 교체 지시가 내려졌어도 선수는 감독 지시에 따라야한다라는 비판 여론이 가장 높다. 그래서 신의손 코치에게 '만약 당신이 케파라면 어떻게 했겠는가?'라고 물었다. 신의손 코치의 대답은 "난 계속 뛴다"다.

신의손 코치는 "선수가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는데 소통 문제로 교체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보통 '나 괜찮아. 뛸 수 있어'라고 하고, 의료진도 이를 확인하면 뛴다. 특히나 이 경기는 정말 중요한 결승이었다. 나 같으면 뛰었을 것 같다"고 했다. 즉 애초에 이런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나오지 않아야 했고, 보통은 선수가 괜찮다고 하고, 의료진이 이를 확인까지 했으면 그냥 뛰는 게 당연한데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이런 사건이 터지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신의손 코치는 커뮤니케이션이 정상적으로 진행됐을 경우 본인도 그냥 뛰었을 것 같다고 했고, 이 사태는 결국 명확하지 않은 소통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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