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선홍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소속팀 옌볜 푸더의 해체로 2019시즌 중국 갑급리그 개막을 준비하던 황선홍(51) 감독이 황망한 상황에 처했다. 울산에서 전지훈련 중인 황 감독은 밀려오는 취재진의 문의에 "구단과 이야기 중이다. 옌볜 구단을 방문해 정리해야 한다"며 상황 정리에 나선 상황이다.

옌볜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다. 중국 경제가 침체되었고, 정부 차원에서 체납된 세금을 납부하라고 지시했다. 막대한 투자금이 쏟아지던 중국 프로축구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특히 갑급(2부) 리그의 경우 투자 효과가 적다는 판단이 내려지면서 기업 후원이 빠졌다.

중국 굴지의 보험 회사 푸더가 슈퍼리그 승격 후 투자한 옌볜도 갑급 리그로 내려온 뒤 새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푸더는 2018년 끝난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중국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체납된 세금은 한국 돈으로 400억 원 규모다.

옌볜은 주축 선수를 줄줄이 이적시키면서 전력이 약화됐다. 결국 옌볜의 성공 신화를 쓴 박태하 감독도 2018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2019 시즌 새 감독을 구하던 옌볜은 승격이 아닌 중위권 수준의 성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 정도로 전력이 약화된 상황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옌볜의 제안을 수락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옌볜에 새로운 투자자를 찾으라며 1년 간 유예기간을 줬다. 그러나 진전이 없었다. 2월 말 갑작스레 밀린 세금을 처리하라고 알렸고, 옌볜은 해체될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런 사태로 황 감독과 강철 코치 등 한국인 스태프는 일자리를 잃게 됐다. 최강희 감독이 톈진 취안젠에 부임했다가 취안젠 그룹이 도산하며 맞이한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 됐다. 최 감독은 다롄 이팡으로 부임하며 위기를 넘겼다.

황 감독에게도 경력 공백을 피할 옵션이 생겼다. 옌볜이 해체되면서 2019 시즌 중국 갑급리그에 샨시 창안이 승격하게 됐다. 샨시는 2018 시즌 중국 을급(3부) 리그 북부 지역 우승을 차지했다. 승격 플레이오프 3위 결정전에서 패배하며 아쉽게 갑급 리그로 올라가지 못했다.

중국인 감독이 팀을 이끌던 샨시는 갑작스레 참가하게 된 갑급 리그에 대비하기 위해 옌볜 해체로 일자리를 잃은 황선홍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축구 이적 시장에 밝은 관계자는 "샨시 측이 옌볜의 해체로 갑급리그 참가권을 얻고 나서 황 감독 측에 제안을 했다. 황 감독 측도 긍정적으로 답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황 감독이 샨시 감독으로 부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황 감독은 스포티비뉴스를 통해 "이야기는 있다. 심경이 복잡해서 여러가지 생각 중"이라며 샨시의 제안이 온 것은 사실이나 아직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중국 시안에 있는 샨시를 연고로 하는 샨시 창안은 2016년 창단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6년 4부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샨시는 2017년 을급 리그로 올라선 뒤 3년 만에 갑급리그로 승격하게 됐다. 샨시는 현재 선수단 전원이 중국 선수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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