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평중 주장 지원혁(왼쪽), 멀티골 주인공 강민우(오른쪽) ⓒ박대성 기자
[스포티비뉴스=울진, 박대성 기자] 손흥민 후배들이 중등연맹전 화랑 그룹을 제패했다. 강원 춘천 후평중학교가 창단 이래 처음으로 중등연맹 정상에 올랐다.

제55회 춘계한국중등(U-15)축구연맹이 경북 영덕군, 울진군 일대에서 12일부터 26일까지 15일간 열렸다. 과거에는 영덕에서만 대회를 치렀으나, 지난해부터 영덕과 울진으로 나뉘어 분산 운영했다.

춘계연맹전은 중등축구 최고 권위 대회다. 총 225개 팀이 그룹별로 참가해 트로피를 노렸다. 고학년 145개 팀이 6개 그룹으로, 저학년 80개 팀이 2개 그룹으로 나뉘어 우승을 향해 달렸다. 

26일, 울진에서 화랑과 충무 그룹이 결승전을 치렀다. 화랑 그룹에서는 후평중과 서울 석관중학교가 격돌했다. 경기 초반 긴장감을 떨쳐내자, 후평중이 폭발했다. 전반 18분 지원혁이 선제골로 포효했고, 전반 24분 김현수가 석관중 배후 공간을 유려하게 침투해 득점했다. 골문 앞에서 돋보인 환상적인 원투패스였다.

달아오른 후평중은 거침없었다. 이번에는 9번 공격수 강민우였다. 전반 31분과 후반 8분에 연속골을 넣었다. 이후 박관우가 측면에서 올라온 볼을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24분 석관중에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벌어진 격차를 좁힐 수 없었다.

후평중은 손흥민의 모교다. 손흥민은 초등학교 졸업 후에 후평중에 진학했는데, 후평중에서 강원도민체전에 출전했다. 후평중 2학년에 육민관중으로 전학했지만, 손흥민의 발길이 닿은 곳이다. 후평중은 손흥민 토트넘 이적으로 억대 연대 기여금을 수령하기도 했다.

선배의 기운은 고스란히 후배들에게 전달됐다. 후평중은 석관중을 5-1로 대파하고 축구 팀 창단 첫 중등연맹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후평중 김현동 감독은 “그 동안 정말 힘들었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며 기뻐했다.
▲ 후평중학교, 중등연맹전 정상에 오르다 ⓒ박대성 기자
선수들은 오죽했을까. 선제골을 넣은 주장 지원혁은 “매번 고비에서 떨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철저히 준비했고 다 같이 뭉쳤다. 장난을 줄이고 운동에 집중했다. 운동장에서 대화도 많이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개구쟁이 같았지만 당돌했다. “선제골 이후 우승할 거라는 느낌이 왔다. 후반전에 마음이 느슨해질 수 있었는데, 힘들어도 다 같이 뛰자 했다”는 말에 주장의 품격이 느껴졌다. 많은 영상을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함에도 “전 제가 롤모델이예요”라며 여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곁에 있던 강민우는 수줍게 웃었다. 그라운드에서 멀티골로 포효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영락없는 중학생이었다. “중등연맹전 정상에 올라 기분이 좋다. 동료들과 만든 결과다. 결승전 2골도 동료들의 몫이다. 다 같이 합십해서 우승했다. 다음 대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멀티골 비결은 철저한 준비였다. 훈련 시간 코디네이션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수비를 세워놓고 2대1 패스를 연마했다. 훈련 결과는 결승전에서 나왔다. 강민우는 동료들과 원투 패스, 박스 안 빠른 잔발과 한 박자 빠른 슈팅 등 감각적인 모습을 보였다. 쉬는 날에는 손흥민과 네이마르 영상을 보며 연구한다고 한다.

주장 지원혁의 선제골과 강민우의 멀티골로 승기를 잡았지만, 후평중의 투지가 있었다. 선발 출전한 고훈, 이병진, 박민서, 유시우, 박관우, 김현수, 송준모, 박제현, 장민석과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성경근, 정승현, 허성민, 조민서 모두 주인공이다. 김현동 감독도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다. (강)민우가 득점했지만 동료들이 서포터를 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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