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투손(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무조건 개막전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게”
병원에서는 재활기간이 6개월이라고 했다. 계산을 해보니 빨라도 5월에야 1군에 복귀할 수 있었다. 시즌을 날릴 정도의 큰 좌절은 아니었지만, 생애 첫 수술에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운동능력을 빨리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는 불길한 생각만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낙담 그 자체였다. 하지만 말 한마디에 이정후(21·키움)의 귀와 마음이 열렸다.
이건우 키움 트레이닝코치는 이정후를 다독였다. 열심히 따라온다면 개막전에 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정후는 “‘아무것도 아닌 수술이다’, ‘너는 타자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무조건 개막전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 해보자’고 말씀하셨다. 사실 아플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격려해주셨다.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떠올렸다.
지난해 11월 어깨 수술을 받은 이정후는 애초 5월에나 1군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정후, 그리고 이정후의 그림자들은 그 예상을 비웃었다. 이정후는 지난 25일(한국시간) KT와 연습경기에 출전했다. 대타로 한 타석에 나서 볼넷 하나를 기록했을 뿐이지만 이날 출전이 주는 상징성은 크다. 개막전 출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기적 같은 회복 속도”라고 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기적이라는 단어를 잘 믿지 않는 눈치다. 기적보다는 자신을 헌신적으로 돌본 주위 사람의 노력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믿는다. 외롭지 않은 재활을 한 이정후는 주위까지 살필 수 있는 눈을 갖춘 성숙한 선수로 발전하고 있었다.
구단과 트레이닝파트가 모두 달려들어 자신을 돌봤다. 더 몸이 자신의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서 이를 더 악물었다. 이정후는 “열심히 안 하면 안 되겠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되고 불안한 게 있었다. 그럴 때마다 트레이너님들이 잘 이끌어주시고 다독여주셨다. 정말 트레이너님들에게 감사드린다. 감독님도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고 연신 주위에 감사 인사를 돌렸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아직 조심스럽다. 최대한 신중하게 이정후를 바라본다. 하지만 “지금 상태라면 개막전 출전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이정후는 “오래간만에 경기에 나가 재밌었다. 천천히 몸을 끌어올려서 9이닝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기술훈련은 조금 늦게 시작했다. 타격은 조금씩 올라오는 상태지만, 수비도 100%에 가까운 수준이다. 뛰는 것은 계속해서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부상 방지를 첫 목표로 세운 이정후는 올해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다.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이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목표도 거창하게 세웠다. 이정후는 올해 목표를 묻는 말에 “작년보다 수치에서 다 좋아지는 게 목표다. 작년에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올해도 꼭 좋은 성적 거두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모범 답안을 내놓더니 이내 “200안타”라는 큰 포부를 풀어놨다.
이정후는 “서건창 선배가 200안타를 치셨다”면서 그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이 목표에 계속 도전한다는 생각이다. 목표를 크게 잡은 것은 그만큼 자신이 받은 게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정후는 “올해 잘해서 트레이너님들에게 꼭 좋은 선물을 해드리고 싶다”더니 “200안타로 선물을 대신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했다. 옅은 미소 속의 다부진 각오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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