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최주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오재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야수는 누굴 빼야하나 걱정이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고심은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최주환, 오재일까지 타선에 무게감을 더해 줄 카드는 많았으나 포지션이 겹쳤다.  

페르난데스와 오재일은 1루수 지명타자, 최주환은 2루수 지명타자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포지션 경쟁에서 외국인 타자는 어느 정도만 보여주면 한 자리를 보장 받는다. 지난해 100타점을 넘긴 최주환과 팀 내 홈런 2위(27개) 오재일도 자리 싸움을 해야 한다. 최주환은 캠프에 1루수 미트까지 챙겨갔다.  

세 선수가 다 같이 잘해도 고민이다. 지명타자 페르난데스 1루수 오재일 2루수 최주환으로 라인업을 짜면 주장이자 주전 2루수 오재원이 빠져야 한다. 오재원은 유격수 김재호와 함께 두산 내야 수비를 이끄는 핵심 전력이다. 김 감독은 오재원이 야구로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김 감독은 체력 안배를 고려해 휴식을 줘도 오재원과 김재호를 동시에 빼진 않는다. 그만큼 믿는 선수들이다.

그렇다고 나머지 주전 내야수들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김 감독은 최주환을 1, 3루에도 기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누구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김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자키에서 4차례 연습 경기를 치르는 동안 매번 다른 라인업을 짜며 여러 조합을 시험했다. 페르난데스는 4경기 가운데 3경기를 1루수로 기용하며 수비력을 점검했고, 오재일은 선발 출전한 3경기 모두 지명타자로 나섰다. 최주환은 2루수와 1루수로 한 경기씩 뛰었다.

타격감은 지금까지 오재일이 가장 뜨겁다. 4경기(1경기 대타)에서 9타수 3안타(1홈런) 3사사구 1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3개 가운데 2개가 장타였다. 김 감독은 오재일의 감이 좋자 7번에서 5번으로 타순을 조정했다.  

최주환은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빠지기 전까지 3번 타자로 2경기에 나서 6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페르난데스는 아직까지 장타는 없지만, 장점인 선구안은 충분히 보여줬다. 3, 4, 5번 타순을 모두 경험하면서 4경기 9타수 2안타 2사사구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27일 오릭스전을 마친 뒤 "지금은 다들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과정인 만큼 시즌 개막 전까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주전들의 주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 김 감독이 고심 끝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유독 궁금한 올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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