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2019시즌 K리그의 문이 열린다. 스포티비뉴스가 2019시즌 K리그를 관통하는 관전 포인트를 직접 경기장을 누빌 감독과 선수들에게 물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프로축구 K리그를 산업적인 관점으로 보면 수원 삼성-FC서울의 '슈퍼매치'를 대표적인 지표로 삼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슈퍼매치의 위상은 많이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수원이 6위로 상위 스플릿에 어렵게 올라갔고 서울은 승강 플레이오프로 밀려나 부산 아이파크를 꺾고 겨우 살아남았다.

두 팀은 2012년 이후 7년 만에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란히 나서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구단 경영진의 오판에 투자 위축까지 이어지면서 평균 3~4만 관중을 동원했던 아름다운 기억은 희미하게 사라졌다.

그래서 스포티비뉴스가 두 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감독, 선수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올해 마지막 슈퍼매치는 어디서 열릴까요'다. 두 팀의 성적이 좋으면 스플릿 라운드 그룹A(1~6위)에서 만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룹B(7~12위)에서 잔류, 승강 PO, 강등을 놓고 싸울 수 있다. 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양팀 팬 입장에서는 자존심에 상처 나는 질문일 수 있다. 하지만, 슈퍼매치가 K리그를 대표한다는 당위성을 고려하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도 상위 스플릿에서

단답형 대답을 좋아하는 김병수 강원FC 감독은 하위 스플릿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 수원이 약하다고 하는 건) 엄살이 아닐까 싶다"며 상위 스플릿 가능성을 점쳤다.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은 좀 더 깊이 들어갔다. 그는 "최용수 서울 감독이 발톱을 엄청나게 숨기고 있다. 조심해야 한다"며 지난해 중반 서울로 복귀한 최 감독의 선수단 장악 능력을 후하게 평가했다.

또, "수원도 만만치 않다. 수원도 가지고 있는 게 있다. 두 팀은 슈퍼매치처럼 큰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쌓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울산도 동해안 더비를 크게 해서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라며 여전히 슈퍼매치는 질적 수준이 다른 경기와는 다름을 강조했다.

이근호(울산 현대)도 동의했다. 그는 "수원, 서울은 저력이 있는 팀이다. 수원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서울도 좋은 외국인 선수도 데려왔다. 올해는 충분히 올해는 다를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서울의 전신 격인 안양 LG에서 뛰었던 안드레 대구FC 감독은 "과거 내가 뛰던 시절에는 전투적인 경기였다. 팬들 사이에서도 전투적인 응원이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상호 존중이 강조되는 것 같다. 경쟁의식이 수그러든 것 같다"며 좀 더 힘 넘치는 경기를 주문했다.

이어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그래야 라이벌 관계가 살아난다. 리그의 발전과 흥행을 위해서는 상위 스플릿에서 해야지 않을까"라며 은근히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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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슈퍼매치답게…"

조성환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팀마다 상황이 있다. 감독은 많이 투자하면 좋겠지만, 한정된 자원과 상황이…"라며 신중함을 보였다. 이어 "이슈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시각은) 예전의 슈퍼매치답지 않다는 것 아닌가. 선수와 감독이 운동장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라이벌 구도라든지.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기일 성남FC 감독도 비슷했다. 남보다는 나를 보는 시각이 더 컸다. 그는 "기업구단보다 시도민구단이 더 투자하고 흥행하고 있다. 그런 추세고 그럴 것 같다. 수원과 서울이 흥행요소가 되는 것은 맞지만, 대구나 경남, 인천은 물론 우리도 될 수 있다. 시도민구단이 흥행에 가담하지 않을까 싶다. 슈퍼매치보다는 시도민구단이 해나갈 것이라 본다"며 성남이 큰 일을 내겠다고 소리쳤다.

김태완 상주 상무 감독은 선수들의 의지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양 팀이 선수 영입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약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이임생, 최영수 감독 모두 수원과 서울을 잘 안다. 선수들과 얼마나 잘 준비했느냐의 차이가 가를 것이다. 물론 우승을 다툴 전력은 아니다. ACL만 나가도 성공이다"고 강조했다.

▲설마 하위 스플릿?

'레골라스' 남준재(인천 유나이티드)는 "말하기 조심스럽다. 민감한 부분이지 않나"라면서도 '인천 입장'을 전제로 "K리그 발전을 위해서는 슈퍼매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한다. 그런 이슈를 한 번 더 거기서(하위 스플릿)에서 받아보면 어떨까 싶다"며 양 팀이 인천처럼 '생존왕'의 짜릿함(?)을 느껴보기를 바랐다.

이유가 분명했다. 서울과의 경인더비가 슈퍼매치 이상으로 후끈 달아올랐단다. 그는 "개인적으로 슈퍼매치보다 이제는 경인더비가 아닐까 싶다. 경인더비가 슈퍼매치까지는 아니지만, 그 수준의 가치로 올라가고 있다. 서울이 우리 홈에 오면 인천 팬들도 슈퍼매치 이상으로 준비를 한다"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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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들의 마음은…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수원, 서울 구성원들은 상위 스플릿 슈퍼매치를 약속했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K리그 부흥을 위해 상위 스플릿에서 해야 한다"며 단호함을 보였다. 염기훈(수원 삼성)도 "그래도 슈퍼매치는 상위스플릿에서"라고 잘라 말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지난 시즌 아픔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서울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조영욱(FC서울)도 "지난해 수원도 서울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첫 슈퍼매치부터 관중이 많이 오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팬들이 인정해주면 다시 열기를 찾을 것 같다. 하위스플릿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절대 나오지 않을 시나리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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