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신원철 기자] 지금까지 이런 신인은 없었다. 늦은 나이에 데뷔하면서 포지션까지 바꿨다. 그런데 자신감이 철철 넘친다. SK 신인 투수 하재훈이 파이어볼을 무기로 KBO 리그에 도전장을 던진다. 

SK 1군 캠프에 포함돼 데뷔를 기다리고 있는 하재훈을 만났다. 플로리다에서는 다른 팀을 상대로 던질 기회가 없었다가 오키나와에서 드디어 진짜 승부를 벌였다. 1일 LG를 상대해 공 8개로 1이닝 무실점. 직구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 SK 하재훈 ⓒ 연합뉴스
SK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을 올 시즌 1군 전력으로 생각하고 있다. 투수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충분히 실전에 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마무리 캠프를 거치고 나서 결정했다. 개막 초반에는 편한 상황에 내보내서 경험을 쌓게 하고, 싸울 수 있게 준비시키겠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의 투수 경력이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 시절 잠깐일 뿐이라면서도 "지명하고 나서 바로 투수로 준비하게 했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모양이 나온다"고 말했다. 

하재훈은 '투수에 적응이 됐느냐'는 질문에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어휴, 지금 투수입니다." 

그는 "공을 더 던지고 싶었는데(8개 밖에 못 던져서) 아쉽다"면서 "방망이가 공에 밀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슬라이더를 던졌는데도 밀렸다"며 첫 실전을 돌아봤다. LG의 한 코치도 처음 보는 투수인데 공에 힘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 SK 하재훈이 브록 다익손과 캐치볼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른에 데뷔하는 신인답게 하재훈은 밑그림을 충분히 그리고 경기에 나섰다. 그는 "직구 커브 슬라이더 얼마나 던질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지 않고 빠르게 던지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짧은 준비 기간,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도 전혀 하지 않았다. 

"특별히 보완하고 싶은 점은 없다. 지금 던지는 구종을 더 좋게 만들겠다는 생각 뿐이다."

"한 경기면 충분하다. 매년 150경기씩 뛰었기 때문에."

하재훈은 자신감이 넘쳤지만 '관리자'의 마음은 아직 조마조마하다.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은 1년을 꾸준히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시범경기 끝날 쯤에는 연투 능력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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