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이 4일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연습 경기서 역투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정철우 기자]'김광현은 실험 중'

SK 에이스 김광현이 첫 실전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광현은 4일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연습 경기에서 4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최재훈은 2루 땅볼로 막아 냈다.

다음 타자 정은원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이용규에게마저 좌전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하지만 장진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린 뒤 노시환을 우익수 뜬 공으로 막아 내며 위기 관리 능력을 뽐냈다.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고 평균은 147km가 찍혔다.

1이닝 동안 2개의 안타를 맞은 결과를 놓고 '잘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김광현의 투구는 베스트가 아니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안타들이다. 안타 숫자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이유다.

김광현의 주 무기는 슬라이더다. 그러나 이날 슬라이더는 단 1개도 던지지 않았다. 패스트볼이 9개였고 커브와 컷 패스트볼을 3개씩 던졌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 세부적인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했다.

그 중 핵심은 이렇다. 우타자 상대 투심 패스트볼과 스플리터 훈련, 좌타자는 몸쪽 컨트롤 신경쓰기. 커브는 스트라이크와 볼 차이를 확실하게 만들기다.

김광현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비중이 높다. 패스트볼 만큼 슬라이더를 던진다. 그것만으로도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를 갖고 있다.

하지만 김광현은 만족하지 않았다. 특히 올 시즌엔 무조건 한 경기 당 최소 6이닝 이상 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의 패턴으로는 성과는 좋을 수 있어도 파울이 많이 나오며 투구수가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김광현이 보다 다양한 구종을 시험하는 이유다. 특히 우타자를 상대로 투심 패스트볼로 땅볼을 유도하거나 스플리터로 헛스윙을 만들어 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좌타자 몸 쪽 승부는 보여 주기용으로 몸쪽을 쓴 뒤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위력을 배가시켜 줄 수 있다.

슬라이더 없이 막아 낸 1이닝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자신의 슬라이더를 더 빛나게 하기 위한 보조 구종만으로 타자를 상대해 보며 감각을 익히고 있는 김광현이다.

늘 제3의 구종이 무엇일지를 궁금하게 만들었던 김광현이다. 일단 커브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투심 패스트볼과 스플리터를 장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남은 기간 이 공에 얼마나 적응력을 보이는지가 숙제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구경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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