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대성(왼쪽)과 홍상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미야자키(일본), 김민경 기자]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

우완 최대성(34)과 홍상삼(29)이 연이은 호투로 두산 베어스를 설레게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동안 중간 투수를 중점적으로 점검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대성과 홍삼상이 좋은 투구를 펼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두 선수는 프로 무대에서 비슷한 길을 걸었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지만,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완의 파이어볼러'로 불렸다. 최대성과 홍상삼 모두 마운드에만 서면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무너졌다. 두 선수와 함께 시간을 보낸 코치들은 좋은 공을 갖고 있으면서도 활용하지 못하는 걸 가장 안타까워 했다. 

스스로 바뀌어야 했다. 최대성은 "그동안 주변의 기대에 맞추려다 보니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며 올해는 내려놓고 '나'만 생각하며 공을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상삼은 올해도 제자리걸음을 하면 더는 자리를 보장받기 힘들다. 두산은 지난 2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홍상삼 또래 투수들을 대거 정리하며 선수단에 메시지를 줬다.

오키나와 1차 캠프부터 두각을 나타낸 최대성은 미야자키 캠프까지 연습 경기에서 꾸준히 눈도장을 찍었다. 3경기에 나와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올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 

홍상삼은 지난달 23일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서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진 뒤 2경기에서 180도 달라졌다. 최고 구속 148km를 기록하며 2경기 모두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마음가짐의 변화가 주효했다. 최대성은 "예전에는 그저 세게 던지려고만 했다. 지금은 마운드 위에서 전략적으로 생각하며 투구하고 있다.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홍상삼은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투구하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개막까지 지금 상태를 잘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우완 파이어볼러 수혈이 절실하다. 지난해까지 큰 힘을 보탠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후반기에나 복귀할 수 있다. 김 감독이 최대성과 홍상삼에 더욱 주목하는 이유다. 

최대성과 홍상삼은 2012년 각각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경험이 있다. 최대성은 그해 71경기에 나서 8승 8패 1세이브 17홀드 67⅔이닝 평균자책점 3.59로 활약했고, 홍상삼은 53경기 5승 2패 1세이브 22홀드 65⅓이닝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이후 7년 동안 잠잠했던 두 선수는 올해 함께 '미완'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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