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기생충' 스틸.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칸 영화제가 사랑한 거장들의 신작이 줄줄이 공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봉준호 감독 신작 '기생충'의 올해 칸 입성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칸영화제는 최근 최근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을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아모레스 페로스'(2000)로 데뷔, '21그램'(2003), '바벨'(2006), '비우티풀'(2010), '버드맨'('2014),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 등을 선보인 이냐리투 감독은 세계영화계의 멕시코 바람을 이끌고 있는 선두주자. 라틴 아메리카 출신 감독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주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심사위원장을 맡으며 자연스럽게 여성이 화두로 올라섰던 지난 영화제와는 또 다른 방향성이 감지된다.

영화제가 개막 두 달을 앞둔 가운데 심사위원장이 결정되면서 어떤 작품들이 올해 칸을 통해 선보이게 될지, 관측이 솔솔 나오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리포터는 주목받는 예상 초청작 50편을 꼽았다. 한국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2017년 영화 '옥자'로 처음 칸국제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입성했던 봉준호 감독은 세계가 주목하는 대표 한국 감독. 하지만 올해 칸을 겨냥하고 있는 예상 라인업에는 한눈에도 무시무시한 이름이 가득하다. 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거장들이 수두룩하다.

▲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출처|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인스타그램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2016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국 켄 로치의 신작 '소리 위 미스드 유'(Sorry We Missed You)는 칸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작품. 지난해 '어느 가족'으로 역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카트린 드뇌브, 줄리엣 비노시, 에단 호크 등이 출연한 첫 외국어 영화 '진실'을 선보일 차례다. '펄프 픽션'으로 1994년 황금종려상을 탔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고 로비 등이 출연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내놓는다.

1999년 '로제타'로, 2005년에는 '더 차일드'로 2번의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벨기에 출신의 장-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는 종교적 극단주의에 빠진 소년의 이야기 '아흐메드'를 준비했다.

2010년 '엉클 분미'로 칸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은 틸다 스윈튼 주연의 'memoria'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트리 오브 라이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테렌스 맬릭 감독의 신작 'Radegund'도 올해 칸에서 드디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로 2013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압델라티프 케시시는 '매크툽 내 사랑:인터메조'로 돌아온다.

온라인 플랫폼과 전통적 극장들 간의 알력 다툼 속에 작품 초청을 두고 칸과 신경전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도 만만찮다. 마틴 스콜세지의 갱스터 무비 '아이리쉬맨(The Irishman)'은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하비 카이텔 등이 출연한 최고 화제작 중 하나. 스티븐 소더버그는 메릴 스트립, 개리 올드만,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이 출연한 '런드로맷(The Laundromat)'도 있다. 두 감독 모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다.

스페인의 페드로 알모도바르와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캐나다 퀘백 출신 칸의 총아 자비에 돌란, 미국 짐 자무쉬 등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적은 없지만 칸의 사랑이 각별한 스타 감독들 또한 신작으로 칸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대혁명을 다룬 작품으로 지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될 예정이었지만 막판에 일이 틀어지면서 중국 정부 외압설이 불거졌던 장이머우 감독의 신작 '1초' 또한 주목받는 작품이다.

▲ 영화 '기생충' 스틸. 제공|CJ엔터테인먼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이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서 칸의 경쟁부문에 입성할 수 있을까. 경쟁자들이 막강하지만 기대는 해봄직하다. '괴물'과 '마더'를 칸에 선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겼고 논란 끝에 넷플릭스 영화 최초로 '옥자'를 칸에 진출시켰을 만큼 칸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한국의 대표 감독이다. 그가 페르소나나 다름 없는 송강호와 다시 손을 잡고 10년 만에 한국 영화로 돌아오는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생충'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다. 

송강호 외에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함께한, 너무 다른 두 가족이야기 '기생충'은 일찌감치 북미 배급사가 결정됐을 정도. 이밖에도 칸 영화제를 앞두고 여러 한국영화가 출품할 것으로 보여 '기생충' 외에 다른 초청작들이 탄생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어느 해보다 치열할 칸의 라인업 경쟁, 그 결과는 다음달 공개될 예정이다. 

roky@spotvnews.co.kr

▲ 영화 '기생충' 스틸. 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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