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영화 '로마' 포스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칸과 넷플릭스. 올해는 어떨까.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가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버드맨'('2014),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로 널리 알려진 멕시코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심사위원장에 위촉된 가운데, 영화계의 관심은 초청작 라인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넷플릭스 없는 영화제를 치렀던 칸영화제가 올해는 이 스트리밍 공룡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에 시선이 집중된다.

칸의 행보는 해마다 달랐다. 칸은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 노아 바움백 감독의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즈' 등 2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경쟁부문에 최초로 초청했다. 당장 프랑스 극장협회가 반발했다. 프랑스는 자국에서 제작된 영화는 극장 상영 36개월이 지나야 온라인이나 VOD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강력한 극장 보호 정책을 펴고 있다. 가입자 대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위주인 넷플릭스와의 갈등은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내내 반발에 시달렸던 칸영화제는 지난해 결국 극장 상영을 거부하는 넷플릭스 영화들의 경쟁부문 진출을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번엔 넷플릭스가 반발했다. 아예 전 부문에서 작품 출품을 거부했다.

분명한 선을 그은 칸영화제와 달리 베니스영화제는 넷플릭스를 향한 문호를 활짝 열었다. 문만 열었다 뿐이랴. 넷플릭스 영화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첫 세계 3대영화제 최고상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또 다른 넷플릭스 영화인 에단 코엔, 조엘 코엔 형제 감독의 '카우보이의 노래'는 각본상을 탔다. 문제는 '로마' 외에도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나 '스타 이즈 본', '퍼스트맨' 등 화제작들이 모두 베니스 영화제로 가면서 칸을 더욱 속쓰리게 했다는 것. 지난달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로마'가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등 3관왕을 휩쓸어버렸다. 넷플릭스 없이 세계 최고 영화제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칸의 셈이 더욱 복잡해졌다. 

올해도 만만찮다. 이대로 넷플릭스와 등을 돌린다면 마틴 스콜세지의 '아이리쉬맨(The Irishman)', 스티븐 소더버그의 '런드로맷(The Laundromat)' 등 예정된 화제작들을 눈 뜨고 놓치게 된다. 둘 모두 '택시 드라이버'로 1976년,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1989년 각각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스타 감독의 신작. '아이리쉬맨'에는 로버트 드니로, 조 페시, 알 파치노, 하비 카이텔 등이, '런드로맷'에는 메릴 스트립과 개리 올드만이 출연한다. 또 다른 넷플릭스 영화인 데이빗 미초드 감독의 '더 킹'은 벤 멘델스존,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로버트 패틴슨, 릴리-로즈 뎁 등이 나온다.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티에리 프리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논의는 아직 진행중이라고. 수상작만이라도 프랑스에 한해 극장 개봉을 허락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오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칸의 선택은 무엇일까. 또 넷플릭스는 어떻게 반응할까. 귀추가 주목된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4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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