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 연봉 인상이 화제가 된 2018년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블레이크 스넬(27·탬파베이)은 지난해 환상적인 성적을 냈다. 31경기에서 180⅔이닝을 던지며 21승5패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했다. 이닝이 다소 적기는 했지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따내며 최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MLB)는 부의 상징이다. 잘한 선수는 그만한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스넬은 예외였다. 스넬의 올해 연봉은 57만3500달러(약 6억5000만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보다 고작 1만5500달러(약 1750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은커녕, 아직 연봉조정대상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스넬은 지난해가 MLB 3년 차였다. 구단이 제시하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 MLB 최저연봉은 55만5000달러(약 6억3000만 원)이다.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탬파베이는 테이블에서 이를 살짝 상회하는 금액을 불렀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이보다 더 주는 건 구단 마음이다.

MLB 선수들은 화가 났다. 요즘 트렌드는 나이가 많은 베테랑들이 찬밥 대우다. FA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그렇다면 어렸을 때 잘하면 좋은 대우라도 받아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다. 연봉조정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는 발언권이 사실상 없다. 2021년 예정인 새 노사협약에서 격돌이 예고된다는 시각도 있다. 스타 선수들을 비롯해 올해는 유독 노조의 분노가 강하다.

토니 클락 노조위원장은 ‘탬파베이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3년 차 이하 선수의 연봉은 최저가 있을 뿐이지 그것이 최대가 아니다. 스넬의 연봉을 1만5000달러만 인상한 것은 지난해 그의 기여치를 생각했을 때 잘못된 것”이라면서 “팀이 더 많은 돈을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더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고 성토했다.

탬파베이가 유독 박하기는 하다. 비슷한 연차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는 올해 68만4300달러를 받는다. 스넬보다 기여도가 떨어지는 게리 산체스(66만9800달러), 글레이버 토레스(60만5200달러) 등도 스넬보다는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토론토 등 몇몇 구단들은 저연차 선수 및 마이너리그 선수 처우를 개선하기로 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

그러나 구단만 비판을 받는 것은 아니다. ‘탬파베이 타임스’는 “노조가 지금 제도에 동의했다”고 노조도 계산을 잘못했다고 짚었다.

클락 위원장 또한 이 비판을 의식한 듯 “연봉조정 및 FA 자격취득 완화는 다음 협상에서 대화할 수 있는 하나의 퍼즐 조각이 될 것”이라고 총력전을 다짐했다. 그러나 구단이 급진적인 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적어도 5년 전보다는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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