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빈이 스프링캠프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양상문 롯데 감독은 올 시즌 5선발은 '1+1 선발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예 윤성빈을 비롯, 송승준 박시영 김건국 등이 5선발로 나선다. 이 선수들은 최소 5이닝을 소화해줘야 할 선발 투수가 아니라 첫 번째 투수로 3~4이닝을 책임지게 된다.

양 감독은 이들 중 둘을 짝을 이뤄 선발+1으로 기용한 뒤 엔트리서 제외해 다음 5선발 기회에 다시 기용한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모든 계획이 그렇듯 결과는 나와 봐야 안다. 롯데의 5선발 1+1 플랜도 뚜껑을 열어봐야 그 효용성을 검증받을 수 있다.

다만 적어도 4명의 투수 중 윤성빈에게는 이 조합이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성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윤성빈은 150km가 넘는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는 파워형 투수다. 양상문 감독도 "공도 빠르지만 타자 앞에서 살아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힘 있는 공을 뿌린다. 투구폼을 간결하게 바꿨는데도 공의 위력은 여전하다.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한 바 있다.

다만 윤성빈에게는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있다. '스태미너'라는 산이 그 것이다.

윤성빈은 투구시 오른 축이 되는 다리가 밑으로 가라앉는 버릇을 갖고 있다. 투구에 힘을 싣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꾸준히 투구에 힘을 싣는데는 방해가 되는 투구 폼이다.

복수의 전력분석원들은 "윤성빈은 정말 무서운 패스트볼을 갖고 있는 투수다. 하지만 오른 다리가 가라앉은 약점은 아직도 눈에 띈다. 오른 다리가 가라 앉으면서도 릴리스 포인트는 높은 곳에 형성돼 있다. 다른 투수들 보다 힘을 더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때문에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는 아직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윤성빈은 겨우내 투구 폼을 간결하게 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굳이 큰 폼을 쓰지 않더라도 힘 있는 공을 뿌릴 수 있는 만큼 힘의 누수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폼으로 투구를 훈련했다.

적잖은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형광 롯데 투수 코치는 "투구 폼을 간결하게 하면서도 공에 힘을 싣는 방법을 윤성빈이 많이 터득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오른 다리가 지나치게 가라앉는 약점은 아직 완벽하게 고쳐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윤성빈이 긴 이닝을 꾸준하 구위로 타자를 억누르기를 바라는 것은 아직 무리라는 평가다.

축이 되는 오른 다리가 낮게 주저 앉으면 공에 힘은 싣기 쉬워진다. 하지만 제구에 약점을 드러낼 수 있고 긴 이닝을 꾸준히 힘 주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롯데도 이 부분을 손 대려고 많은 공을 들였지만 한 순간에 바뀌지는 않았다. 윤성빈에게 미완성인 5선발 1+1이 적격인 이유다.  

그렇다고 불펜으로 쓰기엔 약점이 더 크게 나올 수 있다. 아직 제구가 완전치 않은 선수인 만큼 1점으로 승부가 오락가락하는 불펜 투수로는 부담이 크다.

때문에 3.4 이닝 정도를 책임지면 되는 '1+1 선발'은 윤성빈에게 맞춤 옷이 될 수 있다. 적은 이닝을 힘껏 던질 수 있는 메커니즘은 갖춘 만큼 그 투구폼을 이용해 주어진 이닝을 최대한 끌고가면 되기 때문이다. 롯데의 5선발 1+1 전략이 윤성빈에게 맞춤옷이나 다름 없는 이유다.

그렇게 자신감과 경혐음 쌓게 되면 윤성빈도 보다 긴 이닌을 힘으로 버틸 수 있는 요령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롯데로서는 무형의 소득이 아닐 수 없다.

당장 약점을 보완하지 않으면서도 경험을 통해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 지금 롯데가 윤성빈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고치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기회를 갖게 된 윤성빈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업그레이드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을까. 그 것이 가능하게 된다면 롯데는 당장의 1승과 함께 미래를 얻는 찬스를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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