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주환(왼쪽)이 시즌 10호포를 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축하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페르난데스랑 같이 폭격기라고 불리고 싶어요."

돌아온 두산 베어스 2루수 최주환(31)이 복덩이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와 함께 타선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주환은 스프링캠프 때 내복사근을 다쳐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4월에 잠시 복귀했다가 부상이 재발해 다시 재활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떠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최주환은 28일부터 1군에 합류해 대타로 뛰면서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사이 페르난데스는 '쿠바산 폭격기'로 불릴 정도로 뜨거운 타격을 펼쳤다. 56경기 타율 0.354(223타수 79안타) OPS 0.987 10홈런 46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최주환은 지난 26일 1군 복귀를 앞두고 라커룸에 짐을 미리 넣어두기 위해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날 최주환을 가장 반갑게 맞이한 선수가 페르난데스였다.

최주환은 "페르난데스가 엄청 반기면서 '라면을 남겨뒀다'고 하더라. 뚜껑 큰 라면을 좋아한다(웃음). 처음에는 내가 먹어보라고 권했는데, 지금은 페르난데스가 즐겨 먹을 정도로 라면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둘은 스프링캠프부터 유독 가까웠다. 서로 닮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최주환은 "신기하게 나도 체격이 어릴 때는 말랐다가 지금은 90kg이 넘는데, 호세도 똑같은 케이스다. 또 주변에서 폼은 달라도 타격 메커니즘이 비슷하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닮고 싶은 점은 페르난데스가 타석에서 보여주는 폭발력이다. 페르난데스는 29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4타수 4안타(1홈런) 1타점으로 맹활약하면서 팀에서 가장 먼저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안타 4개 가운데 3개가 장타였다. 

최주환은 "페르난데스에게 보고 배울 건 확실히 배워야 할 것 같다. 쿠바산 폭격기라고 하니까 나도 폭격기가 되고 싶다(웃음). 폭격기는 정말 잘 쳐야 붙는 별명이 아닌가. 클러치 상황에서 기대가 된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다. 클러치 상황에서 늘 최선을 다해서 치고 싶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 최주환은 부상으로 한 달을 쉬었지만, 지난해부터 정립한 자기 타격을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안도했다. ⓒ 곽혜미 기자
옆구리 부상이 재발하면서 한 달 동안 아예 운동을 하지 않고 쉬었어도 타격감은 살아 있었다. 최주환은 28일 삼성전에 대타로 한 타석에 나서 안타를 치며 타점까지 올렸다. 최주환은 "다행히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허리 회전할 때도 무리가 없고, 타구도 똑같이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바꾼 어퍼스윙은 최주환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지난 시즌 타율 0.333(519타수 173안타) 26홈런 108타점으로 커리어 통틀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최주환은 "지난해는 한소리를 듣더라도 어퍼스윙으로 변화를 주자는 생각이었다. 감독님께서 다행히 내 타격을 보고 경기 때도 지금처럼만 치라고 하셨다. 그런 시도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변화를 시도할 때 본인이 과감한 결단을 못 내리면 똑같다. 이런저런 이론을 배워도 내 것으로 확실히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복귀 타석에서 들은 팬들의 함성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최주환은 "정말 함성이 컸다. 다쳐서 공백기가 있어서 잊힐 수도 있었다. 잊지 않고 더 기다려주셔서 동기 부여도 되고 감사했다. 재활하면서 더 참고 견딜 수 있었다"며 "때론 늦은 게 늦지 않은 걸 수도 있다. 남은 시즌 경기 수 대비 좋은 성적을 내면 된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꼭 마지막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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