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탄불의 기적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스포티비뉴스 영상팀] 리버풀이 다시 한번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리버풀은 다음 달 2일(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치른다. 상대는 토트넘이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결승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에 패해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도전 역사는 1967-77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언컵에서 묀헨글라트바흐를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리버풀은 세 번 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는데 우승 다음 시즌인 1977-78시즌에 브뤼헤를 1-0, 1980-81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1-0, 1983-84시즌 로마를 승부차기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에 무려 네 번의 유러피언컵 우승을 차지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달렸다.

하지만 이후 부침이 있었다. 특히 유럽 축구 역사상 최악의 참사인 헤이젤 참사, 힐스버러 참사를 연달아 겪으며 암흑기에 빠졌다. 특히 헤이젤 참사로 7년간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아 우승 트로피는 고사하고 아예 얼굴도 내밀지 못했다.

인연이 닿지 않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2004-05시즌 유럽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은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다시 맺었다.

▲ 기적을 쓰고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
리버풀은 결승에서 AC 밀란을 만났다. 전반에만 세 골을 허용해 사실상 우승은 물 건너 간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반에 기적이 일어났다.

후반 9분 스티븐 제라드의 골을 시작으호 후바 11분 블라디미르 슈미체르, 후반 15분 사비 알론소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연장을 지나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리버풀은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겨 기적적으로 '빅 이어'를 들어올렸다. 기적적인 우승에 이 경기는 '이스탄불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리버풀은 한 시즌을 건너 뛴 2006-07시즌에 다시 결승 무대를 밟았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또 AC 밀란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전반 45분과 후반 37분에 필리포 인자기에서 실점했다. 후반 막판에 디르크 카윗이 만회골을 넣어 2년 전 기적을 다시 쓰는 듯 했으나 이번에는 승리의 여신은 리버풀을 외면했다. 추가 득점 없이 경기는 끝났다.

이 결승이 끝난 후 리버풀과 유럽클럽대항전의 인연은 다시 사라졌다. 2015-16시즌 유로파리그 준우승을 하긴 했으나 한동안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2006-07시즌 결승 이후 11년이 지나서야 다시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였다. 치명적인 로리스 카리우스의 실책, 모하메드 살라의 부상까지 운이 지독하게 따르지 않았다.

▲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카리우스, 결국 눈물을 보였다.
당시 결승에서 리버풀은 살라가 세르히오 라모스와 부딪혀 교체됐고, 골키퍼 카리우스는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실수를 두 개나 저질렀다. 던진 공이 카림 벤제마가 뻗은 다리를 맞고 들어갔고, 먼 거리에서 시도한 가레스 베일의 슈팅을 막는 것도 아닌, 쳐내는 것도 아닌 애매한 플레이로 또 실점했다. 결국 카리우스는 경기 후 눈물을 터뜨렸다.

결국 카리우스는 베식타스로 임대돼 떠났다. 리버풀은 그 자리에 알리송 베케르를 영입했고, 파비뉴, 나비 케이타 등 알토란같은 영입을 하며 이번 시즌 다시 우승에 도전했다.

조별 리그부터 쉽지 않았다. 우승 후보 파리 생제르맹과 같은 조에 묶였다.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인 나폴리전이 끝난 후에야 16강을 확정지었는데, 하필이면 16강 상대가 '레바뮌'의 일원인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오히려 녹아웃 스테이지부터 질풍가도를 달렸다. 홈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0-0으로 비겼으나 원정에서 3-1로 이기고 돌아왔고, 8강에서는 포르투를 상대로 1차전 2-0, 2차전 4-1 완승으로 4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스탄불의 기적' 못지 않은 '안필드의 기적'을 쓰며 다시 결승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원정에서 열린 1차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리오넬 메시에게 농락에 가까운 수준으로 당하고 홈으로 돌아왔다.

모두가 리버풀의 탈락을 예상한 가운데 안필드에서 치러진 4강 2차전, 리버풀은 다시 기적을 썼다. 살라, 로베르투 피르미누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4-0 완승을 거뒀다. 특히 1차전에서 맹활약한 메시를 꽁꽁 묶었다. 1차전에서 메시에 완패한 페어질 판 데이크는 2차전에서 '또 안 당한다'는 듯 완벽하게 메시를 봉쇄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아픔을 달랠 기회를 1년 만에 바로 잡은 리버풀이다. 늘 기적과 가까웠던 리버풀이 14년 만에 다시 '빅 이어'를 들어올릴 기회를 잡았다.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스포티비뉴스 영상팀

▲ 안필드의 기적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