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수 이상준, 최준, 황태현, 이지솔, 이재익, 김주성(왼쪽부터)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카토비체(폴란드), 이종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16강 진출을 위해선 수비가 버텨야 한다. 아르헨티나전은 수비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경기다. 

한국 U-20대표 팀은 1일 오전 3시 30분(한국 시간) 폴란드 티히의 티히스타디움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경기를 치른다. 앞서 2경기에서 1승 1패 골득실 0인 한국은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16강 진출이 확실하다. 지더라도 1골 차 패배면 와일드카드(6개 조 3위 중 상위 성적 4개 팀)로 16강행 가능성이 남아 있다. '졌잘싸'보다 적게 실점하는 게 중요하다.

◆아르헨티나, 결정력 강하고-체력은 약점

아르헨티나는 남아공과 경기에서 5골을 넣고, 포르투갈전 2골을 넣어 2연승 16강행을 확정 지었다. 장점은 역시 결정력이다. 주어진 공격 상황을 슈팅으로 만들고, 해결하는 능력이 좋다.

남아공전엔 파우스토 베라, 에세키엘 바르코(2골), 에세키엘 알바레스, 아돌프 가이치가 득점했다. 포르투갈전 가이치와 네우엔 페레스가 득점했다. 공격진에서 4골을 만들었지만, 미드필더 베라와 수비수 페레스까지 각각 1골씩 만들었다. 페널티킥, 코너킥, 측면 크로스, 역습에서 원톱 공격수의 마무리 등 어느 상황에서든 다양한 포메이션 선수가 득점할 수 있는 팀이다. 

▲ 포르투갈전 2-0 승리를 거둔 막강 아르헨티나 ⓒ연합뉴스

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포르투갈이 경기 운영은 아르헨티나보다 나았다. 다만 골 결정력에서 아르헨티나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슈팅은 아르헨티나가 포르투갈보다 11-18로 적었지만, 2골을 넣은 것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상대적인 약점은 '체력'이다. 아르헨티나전을 현장에서 직접 본 축구인은 "아르헨티나는 체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전 고전했다. 후반 18분 까지는 1-1로 대등하다가 페널티킥을 득점하고, 후반 21분 케빈 필립이 퇴장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하자 경기가 풀렸다. 

반면 아르헨티나보다 결정력과 기술이 부족한 한국의 강점은 체력이다. 한국은 포르투갈전과 남아공전 전반에 고전했지만, 후반 반전을 만들고 내용이든 결과든 성과를 냈다. 

지난 4월 소집부터 체력 훈련에 공을 들인 정정용 U-20 대표 팀 감독은 체력 향상을 위한 바벨 등 대다수 훈련 도구를 모두 폴란드에 챙겨가며 폴란드 현지에도 체력 훈련에 공을 들였다. 

▲ 남아공전 득점 이후 기뻐한 수비수 김현우 ⓒ연합뉴스

◆'오기가 생긴' 수비, 이제는 성장했다 

대표 팀은 고질적인 문제는 수비였다. 한국은 월드컵 직전에 열린 최종예선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대회 6경기 중 5경기에서 5실점 하는 등 수비가 매 경기 실점하는 팀이었다. 4월 최종 소집 이후 국내에서 치른 연습경기 2차례 모두 실점, 그리고 폴란드 북부 그니에비노에서 열린 현지 첫 연습경기 뉴질랜드 U-20 대표 팀을 상대로도 실점(1-1)했다. 월드컵 전 에콰도르와 경기에서 1-0 무실점 승리하자 정정용 감독이 "기쁘다"고 말했을 정도다.

월드컵 본선에선 달랐다. 포르투갈전 상대에 측면 역습을 줄곧 내줬어도 1골로 버텼다. 후반전엔 경기력이 많이 개선됐다. 남아공전은 폭우와 세트피스 공략, 후방에서 수비 뒤 공간을 노리는 롱볼 축구에 다소 고전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광연의 결정적인 선방으로 버티고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수비수 이지솔은 "포르투갈전은 실점 장면은 많았다. 초반에 실점이 아쉽다. 초반 실점만 안 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했고, 이재익 역시 "(남아공전은) 세트피스와 비 때문에 안 좋은 장면이 있었다. 전반은 세트피스에서 위험한 장면을 맞아서 분위기가 꺾였지만, 잘 막아냈기 때문에 후반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대회 전에는 매 경기 실점했지만, 최근 에콰도르와 친선경기를 포함해 3경기에서 1실점 했다. "'수비가 불안하다'는 비판을 지우기 위해 오기가 생겼다"던 이지솔은 "제가 봤을 땐 위기는 꼭 온다. 위기를 넘기고 득점하는지 마는지가 관건이다. 어제는 골키퍼가 먹을 골도 막아줬다. 결국 한골 넣으며 승부가 우리 쪽으로 기울었다. 축구는 누가 위기일 때 버티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조영욱의 밝은 미소가 필요할 때다.

◆아직 무득점 공격수, 희생한다 

아직 공격수의 공격 포인트가 없다. 엄원상, 조영욱, 조영욱, 전세진 모두 앞선 두 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결정적인 슈팅 상황에서 머뭇거리거나 세밀하지 못한 슈팅으로 기회를 날렸다.  

공격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남아공전 승리에도 표정이 어두웠던 전세진은 "팀에 승리는 기뻤지만, 제 활약이 아쉬웠다. 그런 부분에서 제 자신에게 불만이 있었다. 팀에 도움에 안 된다는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반성해야 한다"면서 "(공격수) 다들 골 넣고 싶어 한다. 이런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 건 중요하다. 급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판단해서 찬스가 오면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득점 없이 팀에 공헌하는 방식은 있다. 이강인은 남아공전 이후 "(오)세훈이형이 최종 수비 두 명을 잡아줘서 제가 프리하게 뛰게 해 줘서 고맙다. 공중볼도 많이 따줘서 고맙다. (공격수들 포함) 모두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고 했다. 남아공전은 오세훈이 상대 진영에서 싸워서 이강인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고, 돌파가 강점인 엄원상 이를 악물고 수비 가담을 했다. 조영욱은 왼쪽 측면에서 활발하게 뛰며 이강인과 공격적인 작업을 가장 많이 한 선수 중 한명이다. 후반 투입된 전세진은 미드필더에서 볼을 지키고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아르헨티나전 공격진 선발 구성은 알 수 없지만, 적은 기회에서 올 찬스를 이번 만큼은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 아르헨티나의 주장이자 수비 중심 네우엔 페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경고 누적으로 결정하는 건 우리에게 호재다. 

스포티비뉴스=카토비체(폴란드), 이종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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